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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 블라터 파워게임 대리전 불붙나

Posted April. 16, 2009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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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가 모하메드 빈 함맘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을 15일 국제축구연맹(FIFA) 윤리위원회와 상벌위원회에 제소했다. AFC 회장으로서 한국의 조중연 회장에게 죽여버리겠다고 한 발언에 대해 FIFA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청한 것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제프 블라터 FIFA 회장과 정몽준 부회장이 벌이는 파워게임의 대리전으로 보인다. 블라터 회장으로선 자신이 구축한 FIFA 체제에 번번이 반기를 드는 정 회장이 눈엣가시 같은 존재. 2002년 한일 월드컵 총회 때 자신의 재선을 도운 함만 회장을 앞세워 정 회장을 견제해왔다.

함맘 회장은 5월 9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AFC 총회를 앞두고 사사건건 정 회장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FIFA 집행위원 임기가 끝나는 함맘 회장은 4번째 연임을 노리는데 정 회장의 지지를 받는 셰이크 살만 바레인축구협회 회장이 도전장을 낸 상태. 아시아에 할당된 FIFA 집행위원은 정 부회장을 포함해 4명인데 함맘 회장의 임기만 이번에 끝난다.

함맘 회장은 2월 열린 AFC 집행위원회 때 FIFA 집행위원에 출마하려면 4년 이상 AFC 집행위원을 지내야 하며 아시아에 할당된 FIFA 부회장은 AFC 회장이 당연직으로 겸임한다는 내용의 AFC 정관 개정안을 내놓았다. AFC 집행위원 경력이 없는 살만 회장의 자격을 원천 봉쇄하고 정 부회장의 자리까지 위협하겠다는 속셈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달 중순 FIFA 집행위원회 때도 블라터 회장에게 함맘 회장의 처신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는 등 압박을 하고 있다. 이번 윤리위와 상벌위 제소도 그 연장선이다. 블라터 회장이 함맘 회장을 지지하지 못하도록 선제공격을 날린 것이다.

일부에선 함맘 회장이 이번에 FIFA 집행위원에 연임되지 않아야 정 회장이 FIFA 회장 후보로 부상하고 한국이 내년 12월 열리는 FIFA 집행위원회에서 2022년 월드컵 개최지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있다.



양종구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