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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공 100마리의 방북 사건

Posted January. 26, 2008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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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공들이 다음 달 집단으로 휴전선을 넘는다.

100여 마리가 트럭에 실려 육로를 통해 북으로 간 뒤, 금강산 인근에서 개썰매 대회를 치를 예정이다. 북에서 개썰매 대회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

1998년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소 1001마리를 끌고 군사분계선을 넘은 이후 10년 만에 동물들의 집단 방북이 결실을 본 것이다.

북측에서는 이름조차 생소한 개썰매

이번 행사는 대한독스포츠연맹(www.kfss.or.kr)이 현대아산을 통해 북측의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으면서 성사됐다. 독스포츠연맹이 2005년 9월 첫 제안을 한 뒤 2년 5개월 만에 대회가 열리게 된 것.

김태룡 연맹 회장은 외국 여행할 때도 개를 데려갈 수 있는데 유독 북한만 개의 출입이 금지돼 있었다며 추진 배경을 밝혔다.

하지만 북측을 이해시키기는 쉽지 않았다. 북한에는 애완견이란 개념이 희박하고 개를 주로 식용으로 사용하는 가축의 하나로 보기 때문.

김 회장은 그런 것을 왜 하느냐는 질문부터 시작해 음식 갖고 장난하느냐?는 반응까지 있었다며 진행 과정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북측을 끈질기게 설득했고, 결국 검역을 통과하면 입북을 허가한다는 통지서를 지난해 1월 받았다. 내용은 이랬다.

미친개병 왁찐(광견병 백신)과 개페스트 예방약(전염병 예방) 접종을 실시할 것 등.

금강산 해수욕장 인근에서 뜀박질

이번에는 선수 40여 명과 개 100여 마리가 북으로 간다. 개들은 대부분 개썰매 전문인 시베리안허스키이고 이벤트 경기에 참가할 진돗개와 풍산개가 2마리씩 포함됐다.

개들이 휴전선을 넘는 시각은 2월 16일 오전. 남측 수의사들의 검역을 받은 뒤 캔넬(이동용 개집)에 담겨 5t 트럭 1대에 실려 휴전선을 넘는다. 북측은 별도 검역을 하지 않고 남측의 검역 통과서를 확인하는 수준에서 검역 절차를 마칠 예정이다.

대회는 16일 오후와 저녁에 2차례 금강산 해수욕장 옆 도로에서 열리는데, 눈이 안 올 경우에 대비해 썰매에 달 바퀴도 준비했다.

김 회장은 눈 쌓인 들판과 산에서 열리는 개썰매는 북측에서 더 즐기기 좋은 스포츠라면서 다음에는 백두산에서 대회를 치르고 싶다고 말했다.



황인찬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