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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맏형 재기의 노래

Posted November. 16, 2007 03:04,   

오래된 유럽(Old Europe)이 침체를 딛고 세계 질서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6일은 개혁과 국가 경쟁력 강화를 기치로 내세운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정부가 출범 6개월을 맞는 날. 때맞춰 13일 개혁에 반대하는 프랑스 국영철도(SNCF) 및 파리 지하철공사(RATP)가 시작한 파업이 사회 각 분야를 뒤흔들고 있다. 이번 사태의 추이에 따라 노동시장 유연화와 시장 중시를 골자로 한 영국 및 독일의 개혁 대열에 프랑스가 성공적으로 동참할 수 있을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1995년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도 개혁을 표방하며 전임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의 복지와 국영화 확대 노선에 칼을 댔다. 그러나 그는 취임 첫해 3주간에 걸친 노조의 파업에 굴복했고 개혁 의지를 잃었다. 그 후 프랑스의 시계는 12년간 멈췄다.

오늘날 프랑스 사회의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졌다. 대학가에는 반()파업 학생단체인 대학간전국연맹(UNI)이 붙인 파업을 중지하라는 포스터가 벽을 뒤덮고 있다. 시내 곳곳에도 파업을 멈추자는 스티커가 나붙었다.

프랑스가 갈등을 딛고 성공적으로 개혁의 도상에 진입할 경우 앞서 수술대에 올랐던 영국과 독일의 뒤를 이어 유럽 부흥의 세 견인차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때 유럽의 병자로 통했던 영국은 지난 14년간 계속된 사상 최장기 호황으로 지금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독일이나 프랑스보다 훨씬 높다.

유럽의 환자 유로권 경제 불안의 주범으로 눈총 받던 독일은 2003년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임 총리 시절 수립한 개혁정책 어젠다 2010을 전기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과감하게 신자유주의 노선을 채택해 복지비용을 낮춤으로써 재정 부담을 줄이고 친기업적 법규를 마련했다. 이 결과 독일은 유럽 제1의 경제 대국으로 일어섰고 올해는 4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재정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송평인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