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결합재무제표 존폐 다시 도마에

Posted December. 27, 2006 03:30,   

자산 2조 원이 넘는 A그룹의 재무팀은 매년 봄만 되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각 계열사의 재무제표가 완성되는 2월 말부터 결합재무제표 작성에 매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 그룹은 계열사만 20개가 넘는 데다 평소에 공시를 하지 않는 비상장 계열사가 많아 자료 취합과 수치 확인에만 석 달이 넘는 시간이 걸린다.

그룹 재무팀 관계자는 마지막 몇 주간은 밤을 새우는 날도 많다며 이렇게 신경을 쓸 만큼 결합재무제표가 실효성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자산 2조 원 이상 대기업 집단이 의무적으로 작성하고 있는 결합재무제표에 대한 존폐() 논란이 뜨겁다.

한국에만 있는 제도

외환위기 이후 기업집단의 차입경영 행태를 개선하고, 기업회계의 투명성을 높이라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요구에 따라 1999 회계연도부터 작성해 왔다.

문제는 선진국들이 두루 쓰고 있는 연결재무제표와 달리 결합재무제표는 전 세계에서 한국에서만 유일하게 작성되고 있다는 것.

이 때문에 기업들은 결합재무제표는 유례가 없는 악성 기업 규제라며 연결재무제표만 있어도 투명성 확보가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고려대 이만우(경영학) 교수는 어떤 금융회사도, 학자도 결합재무제표를 활용하지 않고 있다며 하루빨리 폐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09년 국제회계기준 도입

금융감독당국도 결합재무제표를 폐지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실무적으로는 폐지하자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면서 재정경제부에서도 결합재무제표 폐지 문제를 논의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금감원은 이 문제가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야 되는 사안인 만큼 공식적인 방침을 내놓지 않고 있다.

만약 폐지한다면 국제회계기준이 한국에 단계적으로 도입되는 2009년이 적당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제회계기준은 상장사들이 결합재무제표가 아닌 연결재무제표를 주 재무제표로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공정위가 결합재무제표를 폐지하면 재벌들의 내부거래 실체를 파악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어 폐지 여부나 시기가 결정된 것은 아니다.



유재동 송진흡 jarrett@donga.com 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