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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누나들 나만 빼놓고 술집 가요

Posted August. 26, 2006 03:22,   

하이(Hi), 리틀 송! 만나서 영광이에요.

24일 중국 베이징()에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 아시아 연구소.

이곳의 해리 셤(39) 연구소장은 한국의 천재 소년 송유근(9) 군을 환한 웃음으로 반갑게 맞았다.

13세에 중국 난징()대에 입학한 후 홍콩대(전자공학 석사)와 미국 카네기멜론대(컴퓨터공학 박사)를 다닌 셤 소장은 이제는 성인이 된 중국의 천재 소년. 올해 3월에 9세 나이로 인하대 자연과학계열에 입학한 송 군보다 서른 살 많다.

이번 만남은 송 군의 천재성에 관심을 갖고 있는 MS 측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셤 소장이 먼저 말을 꺼냈다.

난 어려서부터 대학 기숙사에 사느라 가족과 떨어져 지냈어요. 동급생들과 나이 차가 많아 철저히 혼자였죠. 나보다 4년 먼저 대학에 들어간 리틀 송은 더 외로울 것 같아요.

송 군은 아직 영어로 대화할 수준은 아니어서 통역을 필요로 했다.

그럼 소장님은 타임머신을 타고 다시 제 나이로 돌아간다면 뭘 하시겠어요?(송 군)

하하. 아마 또래 친구들과 축구를 할 거예요. 천재도 사람들과 어울려야 합니다. 긴 인생에 빨리 갈 필요 없어요. 여유를 갖고 느리게 재미있는 것들을 찾으세요.(셤 소장)

송 군이 대학 동급생 형, 누나들이 나만 빼놓고 술 마시러 간다고 말하자, 셤 소장은 그들이 맥주를 마시면 리틀 송은 따라가 오렌지 주스라도 마셔라고 했다. 천재급 연구원 200명이 모인 MS아시아 연구소에 송 군과 같은 10대의 중국 천재들이 들어왔다가 적응하지 못하고 회사를 그만둔 것을 염두에 둔 충고였다.

송 군의 어머니 박옥선(47) 씨는 진작부터 셤 소장과 같은 생각으로 이미 대학생이 된 송 군을 1주일에 한 번씩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 보내 예체능 교육을 받게 한다.

송 군은 또 40대 연구원들이 모이는 음악 동아리에서 드럼도 연주한다. 1977년 대학가요제 대상곡인 샌드페블즈의 나 어떡해를 그곳에서 연주하는데, 이 노래는 그가 태어나기 20년 전 곡이다.

이렇듯 아이와 어른 사이를 넘나드는 그는 지난 1학기에 4.5점 만점에 평점 3.8점(B+)을 받는 비교적 좋은 성적을 냈다. 영어회화는 아직 어렵지만 영한사전을 찾아가며 영어로 된 과학서적들을 읽어냈다.

셤 소장은 송 군과 작별하며 티셔츠를 선물했다. 셤 소장이 직접 디자인한 그 옷에는 열심히 일하라, 더 열심히 즐겨라(Work hard, play harder)란 문구가 큼지막하게 새겨져 있었다.



김선미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