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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교권

Posted May. 22, 2006 03:01,   

5월은 교사들에게 잔인한 달이었다. 전국 초중고교의 70%가 스승의 날인 15일 휴교를 했다. 일년에 하루뿐인 교사가 주인공이 되는 날, 그들의 심정은 못내 착잡하고 서운했을 것이다. 18일에는 충북 청주시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학부모 앞에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일이 벌어졌다.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이 모습이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겨 TV 방송을 탔다.

교사라는 직업이 해가 다르게 인기를 모으고 있지만 교권()은 갈수록 추락하고 있다. 이유가 뭘까. 학부모의 지나친 자식 사랑도 한 원인일 것이다. 최근 자녀가 한 명뿐인 가정이 부쩍 늘어나면서 학부모들은 자식을 교사에게 전적으로 맡기기보다는 조바심을 내는 경우가 많다. 학부모들이 학교 운영에 의견을 표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도가 지나치면 교권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교사들이 자초한 측면도 없지 않다. 교원평가제 반대와 같은 집단이기주의가 드러나면서 교사들이 갖고 있던 스승의 이미지가 많이 퇴색한 게 사실이다. 우리 사회는 전통적으로 교사들에게 존경심을 가져왔다. 교원 지위 향상을 위한 특별법이 따로 있을 만큼 사회적 대우도 안정적인 편이다. 그럼에도 교사들은 운동과 이념을 내세우는 일부 단체의 구호에 휩쓸려 스승에서 노동자로 스스로를 격하시킨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교권 없는 교육은 불가능하다. 교사를 신뢰하는 분위기가 교실에 형성되지 않으면 교육효과는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교권은 교사만을 위한 게 아니다. 일차적인 해결의 실마리는 학부모 쪽에 있는 것 같다. 교사에게 다시 믿음을 갖고 힘을 실어 주어 교권이 보장되도록 해야 한다. 그 다음은 교사 몫이다. 미국의 시인 헨리 반다이크는 무명()교사에게라는 시에서 젊은이들을 올바르게 이끄는 것은 무명의 교사들이라면서 게으른 학생에게 생기를 불어넣고, 하고자 하는 학생을 고무하며, 방황하는 학생에게 안정을 주는 게 교사들이라고 했다. 이 시대 한국의 교육 현장에는 이 같은 사명감을 갖고 있는 교사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홍 찬 식 논설위원 chansi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