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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기아차 인수로비에 초점

Posted November. 17, 2005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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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홍석현() 전 주미대사를 16일 소환함에 따라 이른바 X파일 수사가 중요한 고비를 맞고 있다.

홍 전 대사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소환 여부 등 수사의 최종 방향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건희 회장도 조사할까=검찰이 홍 전 대사를 상대로 조사할 부분은 크게 삼성그룹이 1997년 불법 대선자금을 지원했는지 검찰 간부들에게 삼성그룹의 떡값을 나눠 줬는지 1999년 보광그룹 탈세사건 당시 발견된 출처 불명의 30억 원이 홍 전 대사가 삼성그룹의 대선자금을 착복한 돈인지 등이다.

가장 큰 관심사는 이 회장에 대한 조사 여부. 안기부의 도청 녹취록 등에 따르면 이 같은 의혹의 총책임자는 이 회장으로 되어 있다.

그렇지만 이 회장에 대한 직접 조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홍 전 대사는 이미 검찰에서 조사를 받은 이학수()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장과 마찬가지로 도청된 대화 내용마저 부인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정치자금법 위반죄는 공소시효(3년)가 지났다. 이 회장을 소환할 실질적인 근거가 없는 셈이다.

따라서 홍 전 대사 소환은 이 사건을 마무리하기 위한 요식 절차로 끝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다만 삼성그룹의 기아차 인수 로비 의혹과 관련해 뇌물이 오갔다면 공소시효(10년)가 남아 있다. 따라서 검찰은 이 부분에 한가닥 희망을 걸고 수사를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아수라장 된 출두 현장=홍 전 대사의 검찰 출두 현장은 민주노동당원들의 기습 시위로 아수라장이 됐다.

홍 전 대사가 오전 10시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 포토라인 근처에 모습을 드러낸 순간 취재진 틈에 있던 민주노동당 X파일 공동대책위원회 소속원 7, 8명이 홍석현을 구속 처벌하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펼치며 홍 전 대사에게 달려들었다.

포토라인 밖에서 홍 전 대사의 소환 장면을 찍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대기하고 있던 사진기자, 방송기자 수십 명도 사진을 찍기 위해 포토라인 안으로 뛰어들었고 홍 전 대사와 시위대, 기자들은 좁은 청사 입구에서 뒤엉켰다.

가까스로 청사 안으로 들어온 홍 전 대사는 황급히 발걸음을 옮기며 미소를 잃지 않으려 애를 썼지만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홍 전 대사는 기자들에게 검찰에서 상세히 답변하겠다고 짧게 말하고 조사실로 향했다.



길진균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