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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4000명 신상정보 유출

Posted October. 28, 2005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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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규모의 새터민(국내 정착 탈북자) 단체인 숭의동지회 회원 수천 명의 신상정보가 외부로 유출돼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진정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접수됐다.

인권위는 27일 새터민 단체인 겨레선교회 한창권(44) 상임이사가 숭의동지회 회원 4000명의 신상정보가 외부로 유출됐다며 경찰청을 상대로 진정서를 냈다고 밝혔다.

한 이사는 7월 제3의 탈북자 단체로부터 입수한 숭의동지회 회원 명부에 이름과 생년월일, 남한 내 주소, 연락처, 직업, 귀순 당시 직업 등이 상세히 기록돼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숭의동지회는 경찰청으로부터 2003년까지 주기적으로 탈북자 명단을 전달받았다며 올해 초 북한 보위부가 남한 내 탈북자 명단을 입수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으며 상당수 탈북자가 북한 내 가족과 연락이 끊겼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명단 이외에도 탈북 전 북한 내 주소까지 포함된 명단이 지난해 5월부터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이사는 또 명단 유출 사실을 경찰청과 국가정보원에 알리고 대책 마련을 요구했으나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 인권위에 진정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한 씨에게 고소고발을 하면 정식으로 수사하겠다고 말했으나 수사 의뢰가 없었다며 지금까지 1100여 명의 탈북자 명단을 숭의동지회에 제공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숭의동지회는 1980년 11월 조직된 새터민 단체로 모든 탈북자가 하나원(탈북자 정착 지원기관) 교육을 마치면 자동으로 이 단체에 가입해 왔으나 최근 자율 가입으로 회칙을 바꿨다. 현재 회원은 4800여 명이며 매달 경찰청으로부터 800만 원의 예산을 지원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벌목공 출신으로 1994년 8월 남한에 입국한 한 이사는 1998년 12월 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로부터 가혹 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이재명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