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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정부 외교정책 이론 한국계 교수가 근거 제공

부시정부 외교정책 이론 한국계 교수가 근거 제공

Posted September. 14, 2005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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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인 존 유(38사진) 미국 버클리대 법대 교수가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 외교정책에 이론적 근거를 제공하는 등 핵심적인 보수 이론가로 부상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2일 보도했다.

유 교수는 20012003년 미 법무부에 근무할 때 테러리스트에게는 제네바협정을 적용할 필요가 없다는 내용의 이른바 고문() 메모를 작성했다. 당시 유 교수의 논리는 테러리스트는 국가가 아니고 국가 간 국제협약을 준수하지 않는 만큼 일반적인 전쟁 포로와는 다르다는 것. 이 신문은 미국에 이민 온 유 교수가 보수적인 이론가로 성장하는 데에는 부모의 역할이 컸다고 밝혔다. 둘 다 의사인 부모는 공산주의를 싫어하고,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을 매우 좋아할 정도로 보수 성향이 뚜렷했다.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예일대 법과대학원에 들어간 유 교수는 보수적인 법조인들의 모임인 페더럴리스트 소사이어티에 가입한 뒤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 등 보수 성향 법조인들의 서기를 지내면서 인맥을 넓혔다. 그는 이 과정에서 미 보수주의의 거두인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과 테니스를 함께 칠 정도로 미 보수 엘리트들과 교분을 돈독히 했다.

그의 분석 능력은 탁월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토머스 대법관은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유 교수는 미 헌법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우리가 당신은 지금 마치 미국 건국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것 같다고 농담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생각은 비판을 받기도 한다.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유 교수의 부인 엘자 아네트 씨도 비판자 중 한 명. 엘자 씨는 걸프전 당시 CNN 바그다드 특파원으로 맹활약했던 피터 아네트 씨의 딸이다. 학풍이 자유분방한 버클리대 학생들은 지난해 유 교수가 자신의 이론을 취소하지 않는다면 교수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탄원서를 돌리기도 했다.

그러나 유 교수는 여전히 강연과 저술 활동을 통해 견해를 굽히지 않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그는 아부그라이브 수용소에서 벌어진 이라크인 포로 학대 파문의 이론적 근거를 제공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유 교수는 그곳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개탄스럽게 생각한다며 메모는 테러 정보를 알 만한 테러리스트들을 조사할 때만 적용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종식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