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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호 수영은 백만불짜리

Posted September. 10, 2005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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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이에요, 금메달!

수영계의 말아톤 포레스트 검프 등의 별명을 갖고 있는 정신지체 2급 자폐 장애인 김진호(19부산체고 2년) 군이 드디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 군은 9일(이하 한국 시간) 체코의 리베레츠에서 열린 세계장애인수영선수권대회 배영 200m 경기에서 2분 24초 49의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했다.

경기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의 오피스텔에서 경기 결과를 밤새 초조하게 기다리던 김 군의 아버지 김기복(49의사) 씨는 오전 2시 반경 아내 유현경(45) 씨의 울먹이는 전화를 받았다.

우리 진호가 금메달이에요. 금메달.

김 군은 종전 장애인 세계기록(2분 28초 05)을 3초 이상 단축시켰다. 대회 첫날인 7일 배영 100m에서는 1분 07초 66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땄다.

유 씨는 외할아버지가 용돈을 줄 거라며 진호가 벌써 기대에 부풀어 있는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울먹였다.

가족이 김 군의 자폐 장애를 알게 된 것은 세 살 때. 김 씨 부부는 망연자실했지만 아들이 수영에 소질이 있는 것을 알고 다섯 살 때부터 수영을 가르쳤다.

김 군이 성장하면서 힘든 일이 하나 둘 다가왔다. 서울 시내 초등학교에 진학시켰으나 한 달 만에 학교 측에서 도저히 가르칠 수 없다며 장애인 학교로 보내도록 종용했다.

수소문 끝에 장애인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수원중앙기독초등학교로 김 군을 전학시켰다. 이어 일반 학교인 수원북중에 수영 특기생으로 보냈다.

수도권의 한 체육고교에서 입학을 거부하자 부부는 전국의 체육고교를 직접 찾아다니며 설득을 한 끝에 부산체고에서 허가를 받았다.

김 군은 2002년 아시아태평양장애인경기대회에 국가대표로 출전해 금메달과 은메달을 땄다. 4월 중순 제주에서 열린 동아일보 주최 동아수영대회에선 배영 200m 부문 한국신기록(2분 23초)을 작성했다.



석동빈 mobid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