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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독주 해법은

Posted June. 02, 2005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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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국민기업으로 뿌리 내릴 수 있도록 상생과 나눔의 경영에 박차를 가하자.

삼성 경계론을 너무 의식해 축소 지향적 경영을 한다면 오히려 삼성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고 저항을 받을 수 있다.

1일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 본관 27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삼성사장단 회의(일명 수요회).

최근 사회 일각에서 일고 있는 삼성을 향한 비판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놓고 이 그룹 주요 최고경영자(CEO)들이 오전 8시부터 두 시간 동안 열띤 토론을 벌였다.

모임에는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을 비롯해 삼성전자의 윤종용() 이윤우() 부회장, 주요 계열사 사장, 김인주() 구조본 사장과 팀장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이른바 삼성 독주론에 대해 한 계열사 사장은 삼성이 날로 커지고 있는 데 대한 일각의 비판을 더 잘하라는 의미로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공화국이나 삼성의 나라라는 표현은 지나치게 과장됐고 감정적이지만 진정한 국민기업이 되려면 이런 비판도 포용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대부분의 사람이 삼성을 좋아하고 1%의 소수가 안티 삼성일지라도 우리를 싫어하는 소수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말도 나왔다.

반론도 있었다. 한 참석자는 우리 사회에 반()기업 정서가 널리 퍼져 있는 상황에서 삼성이 수출을 줄이는 등 몸집을 슬림화하지 않는 이상 이런 비판은 이어질 게 뻔하다며 그렇다고 삼성이 몸집을 줄이면 국민적인 저항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삼성과 같은 글로벌 기업을 한국에서 4, 5개 더 나오도록 경제계가 합심해야 한다는 선도() 경영론도 나왔다.

한 계열사 CEO는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나아가 3만 달러 시대로 진입하려면 삼성과 같은 글로벌 기업이 더 많이 나오도록 기업과 기업인의 사기를 북돋워 주는 친기업적 여론이 형성돼야 한다고 섭섭함을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4, 5개의 글로벌 기업이 더 나와야 한다는 주장은 현실과 동떨어진 대안이라는 반박이 뒤따랐다.

한 CEO는 1등에 대한 시기심과 질투가 팽배한 상황에서 1등 기업이 뒤처진 기업들에게 우리처럼 1등을 하라고 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지금은 겸손한 1등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현재 삼성의 위상을 감안할 때 삼성 임직원들은 정말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 사장단은 난상토론 끝에 국민기업으로 정착하기 위한 3가지 실천방안에 합의했다. 사회 공헌 활동을 더욱 늘리고 협력업체와 중소기업을 배려한다 소수의 목소리도 겸허하게 듣기 위해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다양화한다 한국에서 글로벌 기업이 더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한다 등이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이에 앞서 삼성은 이제 좋은 기업을 넘어서 존경받는 기업으로 한 단계 뜀박질을 해야 하며 이를 위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삼성의 고위 임원이 전했다.



최영해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