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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로 하나 됐어요

Posted April. 12, 2005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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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브로(이겨라), 브로, 브로.

한국과 이라크 고교 선수들이 축구를 통해 하나가 됐다.

12일 경기 파주시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중경고와 이라크 아르빌 지역 고교축구 선발팀의 친선경기(동아일보 대한축구협회 공동주최).

경기 시작 전 이라크 선수들이 관중석으로 향하자 400여 명의 중경고 응원단은 환성을 쏟아냈다. 이라크 선수들은 응원단에 국기를 나누어 줬고 응원단은 선수들에게 장미꽃을 한 송이씩 전달하며 선전을 기원했다.

휘슬이 울리자 응원단은 한국과 이라크를 응원하는 구호를 번갈아 외쳤다.

축구는 평화와 우정의 매개체였다. 이라크 선수 유니폼 앞뒤에는 한국은 이라크를 사랑해요(KOREA IRAQ)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한국이 파견한 자이툰부대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였다. 양 팀 선수들은 상대 선수가 넘어지면 서로 손을 잡아 일으켜 세워 줬고 파울을 저지르면 미안하다는 제스처를 잊지 않았다.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축구로 대화를 나눴다.

경기는 막상막하. 전반 25분 이라크의 핸드린 사이드가 선제골을 뽑아내자 전반 종료 직전 배원호가 동점골을 뽑아내 우정의 대결은 1-1 무승부로 사이좋게 끝났다. 경기 후 양 팀 선수들은 어깨동무를 하고 스탠드로 가 함께 응원단에 인사를 했고 삼삼오오 어울려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선제골을 터뜨린 사이드는 첫 골을 넣어서 너무 기쁘다. 중경고가 한 골을 넣어 비겼기에 더욱 기쁘다. 골을 먹고도 기분이 좋았던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우리는 친구다라며 즐거운 표정. 중경고의 주장 권순길은 처음엔 긴장했다. 얼굴색도 다르고 축구 실력이 어떤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경기를 할수록 긴장감이 풀어지고 친한 친구들과 즐겁게 공을 찬다는 느낌이었다. 평생 기억에 남을 경기였다고 말했다.

최운범 중경고 감독은 먼 길을 와서인지 이라크 특유의 파워와 스피드를 느낄 수는 없었지만 개인기가 뛰어난 선수가 많아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압둘 카디르 크디르 이라크 감독은 한국 축구 선수들의 수준이 아주 높았다. 우리가 대등한 경기를 한 것만으로 만족한다. 역시 한국은 축구 강국이다라고 말했다.



권순일 양종구 stt77@donga.com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