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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에 눕다

Posted March. 28, 2005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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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9일 최종예선 1차전에서 쿠웨이트를 완파할 때 보여줬던 태극전사들의 기동력과 투지는 온데간데 사라지고 없었다. 설기현-이동국-이천수를 스리톱에, 박지성-김남일을 중원에 내세웠으나 패스미스를 연발하며 전혀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했다. 유상철이 지휘한 스리백 수비라인도 허술하긴 마찬가지.

본프레레 감독 전술 부재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은 사우디 분석을 끝냈다며 승리를 자신했지만 오히려 사우디 작전에 말렸다. 발이 느린 사우디 스리백의 뒷공간을 파고들면 승산이 있다며 훈련도 거기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막상 사우디기 포백으로 나오자 한국 공격진은 허둥지둥 공격루트를 찾지 못했고 되레 사우디가 한국 스리백의 뒷공간을 파고들며 득점에 성공했다.

이용수 KBS 해설위원은 상대가 4-4-2로 나오면 그에 걸맞은 전술 변화가 있어야 했는데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측면 공격이 완전히 막혔고 이동국은 장신 수비수에 막혀 속수무책이었다고 평가. 신문선 SBS 해설위원은 유상철 이천수 김동진 등 컨디션이 좋지 않은 선수들을 굳이 선발로 내세운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누리꾼들도 이천수와 김남일을 진작에 교체했어야 했는데 타이밍을 놓쳤다며 감독의 용병술 미숙을 질타했다.

30일 우즈베키스탄전 중대 고비

한국은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예선 3차전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황. 만약 비기거나 지기라도 하면 독일행 티켓을 놓칠 가능성이 크다.

우즈베키스탄은 A조에서 최약체로 평가되고 있는 팀. 하지만 힘을 바탕으로 하는 유럽식 축구를 구사해 한국에는 까다로운 상대다. 신문선 위원은 우즈베키스탄은 선수 개개인을 놓고 보면 뛰어나지만 우리가 강하게 몰아치면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져 쉽게 무너진다고 분석. 신 위원은 빨리 사우디 패배의 악몽을 떨쳐내고 우즈베키스탄전에 집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문제는 현재 가용인력이 적은 수비라인을 어떻게 안정시키느냐가 열쇠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6시간 시차의 사우디와 한국을 오가며 4일 만에 다시 경기를 치러야하는 선수들의 컨디션이 걱정된다. 무엇보다 본프레레 감독이 선수들을 잘 추슬러 팀을 안정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양종구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