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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엔 봄이 활짝 피었습니다

Posted March. 02, 2005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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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첫 출근길 아침, 대설()이 내려 봄을 무색하게 했지만 낮 기온은 따사로운 기운이 완연하다. 세파에 마음은 어수선하고 기온도 아직은 바깥나들이가 쉽지 않지만, 미술관에는 벌써 봄이 왔다. 밝고 화사한 봄소식을 전하는 전시장을 소개한다.

블루 한국현대미술제 등 봄맞이 전시 잇따라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02-720-1020)가 9일27일 갖는 블루(blue) 전은 봄의 색을 노랑이 아니라 파랑으로 정한 이색 전시다. 최초의 우주비행사 가가린이 우주공간에서 바라 본 지구의 색깔을 파란 색이라고 했듯이. 또 청춘이나 청신호라는 말에서도 느껴지듯, 청()은 생명의 기운과 신선함, 시작의 이미지가 담겨 있다.

이번 전시에는 푸른 점들 속에 한국의 하늘이나 동해바다 색을 표현한 김환기의 대작, 어스름 달밤의 정서를 짙은 블루로 표현한 장욱진의 달밤,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모티브로 한 르네 마그리트의 라조콘도, 꿈과 환상의 세계를 푸른색에 실어 표현한 샤갈의 작품 등 국내외 거장들이 표현한 블루 작품들을 비롯, 정연희 김택상 이가봉 공성훈 최소영 등 중견 신진작가들의 푸른 작품 60여 점이 선보인다. 조선 후기 선비들이 주로 사용한 청화백자의 아름다움도 볼거리다.

대규모 봄맞이 미술장터인 제5회 한국현대미술제(Korean Contemporary Art FestivalKCAF)도 4일16일 서울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02-544-8481, 2)에서 열린다. 봄맞이 집안 인테리어를 미술작품으로 해 보고 싶다거나, 그동안 개인전을 일일이 둘러 볼 틈이 없어 동시대 현대미술의 흐름을 제대로 느껴보지 못한 관람객이라면 이번 전시가 좋은 기회다. 김창열 안병석 이두식 지석철 등 원로중견 작가들과 패기 넘치는 30대 초반의 젊은 작가 등 국내외 작가 106명의 작품 1000여 점이 출품된다. 백남준 윤형근 박서보 김재학 등 70여 명에 이르는 대가와 중견작가의 작품들을 시중가의 35%에서 시작하는 경매도 실시된다.

서울 사간동 갤러리 현대(02-734-61113)에서 3일20일 열리는 이왈종 전도 화폭에 봄이 한창이다. 화사하고 완숙미 넘치는 색과 선에 매화 동백 수선화 같은 꽃들과 사슴, TV, 골프채가 함께 뛰논다.

도윤희 개인전 존재 김지하 지는 꽃 관심

서울 청담동 카이스 갤러리(02-511-0668)에서 4일4월9일 열리는 도윤희 씨의 개인전 존재(being) 신작 시리즈도 관심을 끈다. 미국과 유럽 등 국제 아트페어에 단골로 참여했던 작가는 2001년부터 일체 개인전도 열지 않고 창작에만 몰두해왔다. 연필로 드로잉한 후 바니시(코팅제)로 바르는 과정을 수없이 반복해 완성한 화폭은 이전 작품들보다 밝고 기운이 넘친다.

시인 김지하 씨가 13일까지 서울 관훈동 학고재 화랑(02-739-49378)에서 열고 있는 지는 꽃 피는 마음에는 25년 넘게 그려온 달마도와 매화 난초 그림 60여 점이 나온다. 샛바람 불면 매화춤 추리라는 제목의 달마도에는 만개한 매화를 바라보며 흥겨워하는 봄날의 한때가 생생하게 느껴진다.

27일까지 서울 동숭동 목금토 갤러리(02-764-0700)에서 열리는 봄날의 감상전에서도 강정일 신지원 등 작가 7명이 화폭으로 봄소식을 전한다.



허문명 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