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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커트 웰던 의원

Posted January. 05, 2005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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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에서 미국은 북한과 1년 시한의 불가침조약을 체결하는 한편 북한은 핵사찰 허용 및 핵확산금지조약(NPT)에 재가입한다.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남한은 북한의 경제 재건을 위해 매년 30억50억 달러의 기금을 10년간 조성한다. 2단계에서는 불가침조약을 영구적인 것으로 전환하고, 북한은 향후 2년에 걸쳐 핵무기와 핵물질을 모두 제거한다. 커트 웰던 미 하원의원이 2003년 6월에 제안한 한반도 평화구상의 골자다.

2단계 10개 항목으로 구성된 웰던 의원의 핵 해법은 당시 북-미 관계가 냉각돼 있던 상황에서 참신한 아이디어라는 평가를 받았다. 북한과 관련해 웰던 의원이 추진하고 있는 또 한 가지 원대한 구상으로 코러스(KoRus) 프로젝트가 있다. 러시아 사할린의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파이프라인을 북한을 거쳐 남한까지 이어지도록 건설하자는 계획이다. 그는 2003년 5월 방북 때 이 구상을 북한 지도부에 설명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 문제에 관여하는 국제 인사 중 비교적 덜 알려진 축에 속하는 웰던 의원은 이런 아이디어를 어디서 얻었을까? 웰던 의원의 미 하원 홈페이지에 어렴풋이나마 힌트가 나와 있다. 그는 러시아의 에너지 공급 체계 및 환경 오염 개선 등에 발 벗고 나선 러시아 전문가, 하원 군사위원회에서 줄곧 활동해 온 군사 안보 전문가로 소개돼 있다. 그렇다면 웰던 의원은 1990년대 러시아의 체제 변혁을 외곽에서 지원했던 경험을 북한에 적용해 보겠다는 뜻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닐까?

웰던 의원을 단장으로 한 미() 의회 대표단이 다음 주 평양에 들어간다고 한다. 2003년 10월 이후 계속 미뤄졌던 방북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집권 2기를 앞둔 시점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이번엔 그가 무슨 보따리를 들고 나올지 궁금하다. 미 정가에서 한번 마음먹으면 끝장을 보고야 만다는 인물로 알려졌다는 공화당 9선() 웰던 의원의 행보를 주목해 볼 일이다.

송 문 홍 논설위원 songm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