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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부시 회담이후 더욱 신중해야

Posted November. 22, 2004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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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문제를 6자회담 틀 안에서 평화적으로 해결하기로 한 한미 정상회담 결과가 긍정적 평가를 받는 이유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재선 직후라는 미묘한 시기 때문이다. 부시 2기()가 강경한 일방주의로 흐를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적어도 당분간은 잠재우는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회담 결과에 대한 평가는 거기에 머물러야 한다.

한미 정상은 작년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도 북한 핵보유 불용()과 평화적 해결 원칙을 확인했다. 엄밀히 말해 1년 전으로 돌아간 한미 정상의 합의를 놓고 역대 한미 정상회담 중 가장 출중한 결과라거나 한미관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고 하는 것은 지나친 자화자찬이다. 양국 정상이 평화적 해결 방침을 다시 다짐했을 뿐이지 북핵 해결을 위한 돌파구가 열린 것도 아니지 않은가.

정부는 북한을 6자회담 테이블에 끌어낸 뒤에 기뻐해도 늦지 않다. 다시 출발선상에 섰다는 겸허한 자세로 6자회담 틀 안에서 한미 공조를 유지하며 북핵 폐기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을 위해 고심해야 한다. 최우선 과제는 3차 6자회담에서 제시된 한국과 미국안을 절충해 조율된 단일안을 만드는 것이다. 북핵 제거를 목표로 삼는다면 핵 폐기 준비기간, 중유공급 주체 등에 대한 논란은 뛰어넘지 못할 장애물은 아닐 것이다.

정부가 제기한 적극적 역할에는 책임이 따르게 마련이다. 미국의 협조뿐 아니라 북한의 변화까지 끌어내겠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 정부가 타진한 5자의 의중을 북한에 알려 6자회담에 참여토록 독려하는 것이 바로 적극적 역할이다.

평화가 아니면 전쟁이라는 식의 이분법적 접근을 경계한 부시 대통령의 발언도 중시해야 한다. 북한에 유화적 태도를 보이고 가능한 한 양보하는 것이 평화적 해결로 가는 유일한 길은 아니다. 북핵 해법의 내용뿐 아니라 전략에서도 더욱 신중하게 대응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