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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농구 여전사 떴다

Posted August. 05, 2004 21:52,   

처음엔 덩치 큰 남자선수들과의 몸싸움이 겁나서 외곽슛만 던졌습니다. 요즘엔 허를 찌르는 드라이브인 슛도 자주해요.

건장한 남자선수들의 대결장인 길거리 농구에 홍일점이 나타났다. 그것도 미모에 실력까지 갖춘 얼짱 여자선수다.

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에서 열린 2004 나이키 샞잼 3 대 3 길거리농구대회 서울지역 예선. 임재우(24) 이민규씨(22이상 부산 동의대)와 혼성팀 적립포인트를 구성해 출전한 김미진씨(23)는 마지막 경기가 끝나자 절뚝이며 코트 밖으로 걸어 나왔다. 온몸이 땀에 흠뻑 젖었지만 그래도 얼굴엔 승리의 기쁨이 가득했다.

적립포인트는 이날 3연승을 거두며 서울지역 1차예선을 통과했다. 7일엔 서울지역 결선. 서울 부산 대구 대전 등 4개 지역 결선을 통과한 팀이 벌이는 마지막 승부는 8일 열린다.

김씨는 이날 고비가 된 렉스팀과의 두 번째 경기에서 위기 때마다 중거리슛을 넣어 10-6으로 이기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김씨는 팀 득점의 절반에 가까운 4점을 넣었다. 세 번째 경기에서는 상대선수와 부딪쳐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으나 침착하게 자유투를 성공시켰다.

경기장 주변을 가득 메운 농구마니아들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그의 플레이를 지켜보다 어어, 드리블도 잘한다, 슛도 잘한다고 수군대는 등 연방 감탄사를 토해냈다. 1m71인 김씨의 플레이는 그만큼 뛰어났다.

김씨는 부산 동주대 스쿼시 강사. 농구와의 인연은 부산 동주여상 1학년 때 잠시 선수생활을 한 것이 전부. 이후 대학 농구동아리에서 다시 농구공을 잡으며 남자들과 어울려 길거리 농구를 즐겼다.

남자들과 경기를 하면 처음엔 신기해 하지만 여자라고 은근히 얕보기도 합니다. 오늘도 그런 느낌이 싫어서 경기 전 상대 선수들과 인사할 때 일부러 손을 힘껏 꽉 잡고 악수를 했어요. 남자선수들, 남은 경기에서도 긴장해야할 걸요.

김씨는 체력과 스피드에서 남자들에게 크게 뒤지지만 동료 남자선수 2명의 기량이 워낙 뛰어나 자신의 몫까지 해준다고 겸손해했다. 이들은 주변 친구들 소개로 만나 지난달 중순 팀을 만들었다. 김씨가 직장에 매여 있어 함께 훈련은 거의 못했다고.

직장에 휴가까지 내고 이번 대회에 출전한 김씨.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이원홍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