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박지은의 승부홀

Posted March. 29, 2004 00:26,   

예스, 예스, 예스!

9m짜리 이글퍼팅이 홀 컵에 떨어지는 순간 송아리(18빈폴골프)는 갤러리의 기립박수 속에 우승이라도 한 듯 세 차례나 포효하며 오른 주먹을 불끈 쥐었다.

순간 박지은(25나이키골프)의 얼굴은 차갑게 굳어졌다. 18번홀 그린에 올라오기 전까지만 해도 우승을 확신한 듯 활짝 웃으며 팬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눴던 그였다. 2타차 리드에서 10언더파로 동타가 될 줄이야. 만약 실수한다면 연장전.

하지만 박지은은 침착했다. 두 번, 세 번 라이를 확인하고 신중하게 어드레스에 들어간 그는 1.8m 버디 퍼팅을 성공시킨 뒤 천천히 두 팔을 치켜들고 생애 첫 메이저 챔피언 등극의 기쁨을 만끽했다.

다음은 우승 세리머니. 나비스코 챔피언십 전통에 따라 박지은은 캐디와 함께 풍덩 연못으로 뛰어들었다. 그는 늘 이 순간을 꿈꿔 왔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이날 최종라운드는 막판까지 땀을 쥐게 만든 명승부.

전반 3번 홀에서 보기로 한 타를 잃은 박지은은 버디퀸이라는 별명답게 9번 홀부터 12번 홀까지 4개 홀 연속 버디로 합계 11언더파를 기록, 9언더파로 2위 그룹인 송아리와 캐리 웹(호주)에게 2타차로 앞섰다.

박지은은 15번 홀(파4) 러프에서 친 세컨드 샷이 나무에 맞고 떨어지는 등 네 번째 샷 만에 간신히 그린에 올렸으나 원 퍼팅으로 마무리, 더블보기의 위기를 보기로 막은 게 승리로 이어졌다.

반면 송아리는 홀 12cm 앞에서 멈춘 16번 홀 파퍼팅과 17번 홀 버디퍼팅이 아쉬웠다. 하지만 그는 실망하지 않는다. 이보다 더 잘할 수 없었다며 만족했다.

천재소녀 미셸 위(한국명 위성미15)는 1언더파를 보태며 4위(7언더파 281타)에 올라 톱 5안에 들겠다는 당초 목표를 달성했고 김미현(KTF)도 7위(5언더파 283타)로 톱 10 안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최연소 그랜드슬램을 노렸던 박세리(CJ공동 16위)와 단일 시즌 그랜드슬램의 야망에 불탔던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공동 13위)의 꿈은 무산됐다. 한편 이날 열린 LPGA 2부 투어에서도 한국 선수인 강지민과 이선화(이상 CJ)가 각각 8언더파 208타와 7언더파 209타로 나란히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해 29일 LPGA 투어는 온통 한국인 잔치가 됐다.



김상수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