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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승 안되는 불편한 역 많다

Posted March. 21, 2004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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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도 개통(4월 1일)이 10일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일부 고속철도역 주변의 환승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이용객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특히 일부 역 주변에서는 택시와 시내, 시외버스 업계가 승객의 편의는 외면하고 자신들의 영역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치열한 밥그릇 싸움을 벌이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밥그릇 싸움=경부고속철도 천안아산역(온양온천)에 내린 승객들은 역에서 아산지역 택시는 탈 수 있어도 천안지역 택시는 탈 수 없다.

현행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은 택시사업구역은 특별시, 광역시 및 시군 단위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천안아산역사가 천안시 불당동과 직선거리로 300m 떨어져 있지만 역 소재지가 아산시 배방면 장재리여서 천안택시연합회 소속 택시(1708대)가 손님을 태우기 위해 천안아산역에서 기다리는 것은 불법이기 때문이다.

천안으로 가려는 택시 승객은 할증요금을 감수하고 아산택시를 타거나 300m 이상을 이동해 천안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천안지역 택시업계는 열차 이용객의 70%가량이 천안시민으로 분석되는데도 이런 규정 때문에 승객 불편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산시 택시연합회(소속 택시 674대)와 아산시는 천안지역 택시가 법적으로 보장된 영업구역을 뺏으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충남도는 23일 양측 관계자들을 불러 중재회의를 열 예정이나 입장차가 워낙 커 어려움이 예상된다.

호남선 고속철도 익산역도 상황이 비슷하다. 익산역에서 내린 승객 중 전주, 군산방면 주민들은 다시 시내버스나 택시를 타고 시외버스터미널로 가는 불편을 겪어야 한다.

익산지역 택시와 시내버스 업계가 시외버스 승강장 설치를 반대하고 있어 전주, 군산 등지를 오가는 시외버스는 익산역 앞으로 통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익산시는 주변의 교통체증이 예상되기 때문이라는 명분만을 내세워 승강장 설치를 미루고 있다.

인천과 경기 서북부 주민들이 주로 이용할 광명역의 경우도 택시의 시계 외 할증요금제가 정리되지 않아 이용객들이 할증료를 물어야 할 형편이다.

안양 군포 의왕 과천 시흥 안산 부천 광명 등 8개 시의 택시사업구역을 통합하는 안이 추진되고 있으나 시마다 이해관계가 엇갈려 쉽게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다.

지자체 준비부족=순천향대 천안대 등 충남 서북부지역 20여개 대학은 수도권 거주 학생들의 상당수가 고속철도를 이용해 통학할 것으로 보고 대학과 천안아산역 사이를 오가는 셔틀버스를 운행할 예정이나 역 진입로가 좁아 고민이다.

순천향대 관계자는 천안과 아산의 국도 21호선과 역 사이 1.5km 구간의 진입로가 임시로 개설된 2차로여서 대학마다 셔틀버스를 들여보낼 엄두도 못 내고 있다고 말했다.

철도청 관계자는 고속철도 개통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업계의 이권 싸움과 자치단체의 대책 부족으로 예상되는 승객들의 불편이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며 환승 편의를 위해 렌터카 투입 등의 대책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진 남경현 doyoce@donga.com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