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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감찰권 '제2 갈등'비화

Posted September. 01, 2003 23:11,   

청와대와 검찰 사이에 최근 심상찮은 난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직후 전국 검사와의 대화를 통해 봉합된 청와대와 검찰의 갈등이 최근 노무현() 대통령과 강금실() 법무부 장관의 잇따른 강성 발언으로 다시 재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노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전남 광양시에서 검찰의 막강한 권력이 누구의 감독도 받지 않는 것을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말한 데 이어, 강 장관 역시 이틀 뒤인 2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검찰에 대한 견제는 필요하며 내년 3월에는 깜짝 놀랄 인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2일 단행된 검찰의 부장급 이하 인사에 대해서는 검찰 내부에서 과거와 달리 검찰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불만의 소리가 흘러나왔다.

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청와대는 검찰이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는 만큼 부당한 권한 행사가 없도록 제도적인 견제장치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뜻이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검찰 일각에서는 새 정부 출범 후 굿모닝시티 분양 사기사건 등 정치권이 관련된 일련의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원칙대로 진행되는 데 대한 반작용일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검찰 수사 결과가 정국 구도에까지 영향을 줄 정도가 되는 것에 부담을 느낀 청와대가 검찰을 통제하려는 의도를 내비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새 정부 출범 후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하는 것을 놓고 검찰이 마치 막강한 권한을 휘두르는 것처럼 보는 것 자체가 맞지 않다는 것이 검찰의 전체적인 기류다.

이 때문에 인사권과 감찰권으로 검찰을 견제하겠다는 것이 핵심인 청와대의 검찰 개혁안에 대해 검찰은 순수성을 의심하고 있으며 배후에 다른 목적이 있을 것이라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다수의 검찰 간부는 청와대가 검찰의 수사권 독립을 보장하더라도 법무부를 통해 인사와 감찰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결국 검찰이 청와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 검찰 고위 간부는 정부 모든 부처가 각기 고유의 감찰권을 갖고 있는데 왜 검찰의 감찰권만 문제를 삼느냐고 말했다.

한편 시민단체와 법조인들은 대통령이나 권력기관이 검찰을 통제하려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현두 ru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