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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단체 요구에 인수위 문턱닳아

Posted January. 16, 2003 22:19,   

인수위 국민제안센터에 따르면 16일까지 접수된 정책제안은 8200여건에 이른다. 국민제안센터 천호선() 전문위원은 국민제안센터가 문을 열기도 전에 40여 건의 정책제안이 접수됐다며 출범 이후에는 하루 1200건이 넘게 접수되고 있어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이익단체의 요구는 대선공약 또는 인수위 방침을 더 확고하게 하려는 내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등 20여개 장애인단체들은 차별금지법 추진협의회(가칭)를 연대회의 형식으로 설립해 장애인의 평등권 보호에 전력을 쏟겠다고 밝혔다.

이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장애를 비롯한 5개 차별금지법 제정을 올해 주요 추진과제로 선정했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자신들의 입장을 더 명확하게 각인시키기 위한 것. 장총 이인영() 홍보팀장은 이번 기회에 꼭 차별금지법 제정을 이루길 원한다며 이를 위해 20일 인수위에 자체적인 건의사항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사립대학 교수협의회연합회는 16일 사립대 교수협의회도 법제화해 줄 것을 인수위에 요청했다. 이는 교육인적자원부가 13일 인수위에 국공립대 교수협의회를 법제화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업무보고를 한 지 3일 뒤의 일.

반면 대선공약이나 정책방향에 이의를 제기하는 움직임도 잇따르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공직자비리조사처와 특별검사제도를 반대한다는 성명을 낸 데 이어 다음주 이를 구체화한 요구안을 인수위에 제출할 방침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26개 농민단체로 이루어진 전국농민단체협의회는 15일 서울 중구 충정로 농협중앙회에서 회의를 갖고 한-칠레 자유무역협상 타결을 인정하지 말 것, 농업계 인사를 농림부장관으로 추천해 농민들의 목소리를 높이자는 등에 의견을 모았다. 협의회는 공청회를 거쳐 이 논의사항을 다음달 인수위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익단체의 정책제안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것에 대해 이화여대 김석준(행정학) 교수는 정부는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통합해야 한다며 조정 통합 대신 개별 이익단체의 주장을 그대로 정책에 반영할 경우 오히려 갈등을 확대 증폭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수사권 독립을 둘러싼 검찰과 경찰의 갈등처럼 은연중 편가름이 일어날 수 있으며 정책에서 배제된 단체와 집단은 소외를 느끼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이대영() 사무처장은 2000년 의약분업 사태 이후 (특정단체의) 이익을 위해 극한투쟁을 하는 단체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정권 교체기인 만큼 이익단체들이 최소한의 공공성을 유지하며 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선우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