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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 설땅 없어진다

Posted January. 13, 2003 22:38,   

전문대가 지원자 급감으로 생존의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2003학년도 전문대 입시가 한창 진행 중이지만 올해부터 대입 정원이 고교졸업생 수를 밑도는 역전현상이 나타나면서 특히 전문대들이 신입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학생 모집난 실태=서울 부산의 전문대들은 거의 원서를 마감했지만 정원을 넘긴 경우도 경쟁률이 대부분 지난해보다 4050% 정도 낮아졌다.

특히 2월까지 원서를 받는 지방 소도시의 전문대에는 지원자가 한 명도 없는 학과가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졸업생 취업률이 100%에 달하는 전북의 한 전문대 학과에는 40명 모집에 지원자가 9명에 불과했다.

대구 경북지역은 4년제와 전문대의 정원이 10만명이지만 수험생은 6만명에 불과해 대학마다 위기감에 싸여 있다.

원인=대학수학능력시험 지원자수는 2001학년도 87만2297명, 2002학년도 73만9129명, 2003학년도 67만5759명으로 계속 줄어 올해는 대입 정원보다 3000여명이 부족한 상태다.

이 때문에 지방의 4년제 사립대도 신입생 유치 경쟁에 나서면서 전문대 지원자를 빼앗아 가는 바람에 전문대 경쟁률은 더 떨어지고 있다.

경기 경복대 김영진() 학사지원처장은 지방 4년제 대학들이 실업계고교생 특별전형과 수시모집 확대 등을 통해 전문대에 지원할 만한 수험생들을 선점한 상태라 학생모집이 어려운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대구 지역 21개 실업계고에서 4년제 대학의 2학기 수시모집에 합격한 학생 수는 지난해 483명에서 올해는 1159명으로 2.4배로 증가했다.

치열한 유치경쟁=광주의 모 전문대는 신입생을 많이 유치한 교수에게 이사장이 공로장을 주고 인사고과에 반영하는 등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전북의 한 전문대는 교수 1인당 신입생 20명을 확보하지 못하면 사표를 쓰겠다는 각서를 요구하기도 했다. 수험생들에게 전형료를 받지 않거나 학생을 많이 보내준 고교의 진학담당 교사에게 금품을 주겠다고 약속하는 전문대도 많다는 것.

전문대는 무제한 복수지원이 가능하고 4년제 대학에 동시 합격한 학생들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어 경쟁률이 3 대 1 이상은 돼야 정원을 채울 수 있다는 것이 전문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난해 전문대 미달 인원은 2만3000여명이었지만 올해는 그보다 훨씬 늘어나 미달 대학과 학과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강병도(창신대 학장) 회장은 전문대도 교육 특성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지 않으면 존립 자체가 위협을 받을 수 있다며 정부도 직업교육 강화 차원에서 전문대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