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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898 최악폭우 4만명 긴급 대피소동

Posted September. 01, 2002 22:01,   

지난달 31일부터 1일 오전까지 전국을 강타한 제15호 태풍 루사(RUSA)의 영향으로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에 걸쳐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강원 강릉지방은 기상관측 이후 최대인 898의 폭우가 쏟아져 도시 전체가 물바다로 변했으며 전국 곳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전국적으로 80명 이상이 사망 또는 실종됐다.

중앙재해대책본부는 1일 오후 4시 현재 사망 26명, 실종 14명 등 40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그러나 대책본부는 전국의 피해상황이 최종 확인되면 인명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태풍으로 강원 강릉시 장현동 장현저수지 등 전국 10여곳의 하천과 저수지가 범람하고 제방이 유실돼 강릉과 경북 김천시 등에서 1만4000여가구, 4만여명의 주민이 긴급 대피했다. 또 기상악화와 철로 및 도로 유실 등에 따라 열차와 항공기, 여객선 운항이 한때 중단됐으며 경부고속도로를 비롯한 일부 고속도로의 통행도 한때 전면 통제됐다.

강풍과 산사태 등으로 전선이 끊기거나 전신주가 넘어져 전국 66만7000가구가 정전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으며 이동통신 무선기지국 424곳이 불통돼 강릉, 제주 등 일부지역에서는 휴대전화 통화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또 지난달 초 집중호우에 이어 낙동강에 홍수경보가 다시 발령돼 범람 위기를 맞고 있다. 1일 오후 3시반 현재 수산지점과 진동지점의 수위가 9.50m와 10.65m로 위험수위 9m와 10.50m를 각각 넘어섰다.

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전국에서 1만2000여가구, 2만70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건물 1만7000여동과 농경지 5100여가 침수됐다.

기상청은 태풍 루사는 1일 오후 1시경 강원 속초시를 거쳐 동해상으로 빠져나가 2일 오전에는 온대저기압으로 약화돼 소멸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2일 전국이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면서 구름이 많거나 흐리고, 강원 영동지방에는 52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태풍으로 인한 강수량은 1일 오후 3시 현재 강릉이 898로 최고를 기록했으며 대관령 760, 고흥 412.5, 동해 336, 산청 307.5, 합천 303.5, 거제 291, 순천 266.5, 대구 149, 광주 146.5, 부산 127.6, 대전 135, 서울 56 등이다.

한편 정부는 피해 복구를 위해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하는 한편 이재민 구호와 침수주택 수리비 지원, 초중고교 학비면제, 국세 지방세 감면 및 징수유예 등 지원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이진구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