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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앞에 장사 없다

Posted December. 17, 2001 10:53,   

승자는 날 듯이 포효했고 패자는 허탈한 표정으로 모래판에 무릎을 꿇은 채 일어설 줄 몰랐다.

모래판의 풍운아 황규연(26신창건설)이 돌아온 골리앗 김영현(25LG투자증권)을 뿌리치고 사상 첫 천하장사 패권을 거머쥐었다.

17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01천사장사씨름대회 결승전(5판3선승제).

황규연과 김영현이 2판씩을 나눠 가진 뒤 열린 마지막 다섯 번째 대결. 황규연은 휘슬이 울리자마자 밭다리로 김영현을 공략했고 김영현은 장기인 밀어치기로 되받았다. 첫 맞불이 무위에 그치자 두 장사는 서로 밀어치기로 다시 맞섰고 힘이 맞부딪치는 순간 둘은 모래판으로 함께 쓰러졌다. 황규연과 김영현은 서로 모래판에 늦게 닿으려고 몸부림쳤다.

심판이 황규연의 손을 들어주는 순간 황규연은 사상 첫 천하장사 타이틀에 눈물을 흘리며 환호했고 김영현은 모래판에 앉아 일어설 줄 몰랐다.

기술씨름의 달인 황규연이 2m17의 거한 김영현을 3-2로 따돌리고 95년 데뷔이후 첫 천하장사 타이틀을 획득하는 순간은 이처럼 극적이었다. 올 시즌 광양장사와 영암대회 백두장사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던 황규연은 천하장사마저 정복하면서 모래판의 새로운 강자로 급부상했다.

첫 판을 잡치기로 먼저 따낸 황규연은 김영현의 밀어치기에 둘째 판을 내줬다. 황규연은 세 번째 판에서 특유의 유연한 허리로 김영현의 밀어치기를 뿌려치기로 막아내며 앞서갔으나 또다시 밀어치기로 한판을 내줬다.

2년 만에 천하장사 복귀를 꿈꾸던 김영현은 9월 천안장사 결승에서 이태현(현대중공업)을 고의로 밀어 장외에 떨어졌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은 뒤 3개월만에 모래판에 복귀했으나 황규연 돌풍에 명예회복을 뒤로 미뤄야 했다.

16강전에서 김봉구(신창건설)를 2-0으로 가볍게 제압한 황규연은 8강에서 난적 신봉민에 2-1로 역전승을 거두고 4강에 오른 뒤 올 시즌 무관의 제왕인 이태현마저 2-1로 누르고 결승에 올랐다.

2001천하장사대회 순위황규연김영현김경수(LG)이태현신봉민(현대)윤경호(신창건설)백승일(LG)염원준(LG)



양종구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