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이 한 팀을 이루는 농구는 역할 분담이 철저한 종목이다.
포인트가드는 슛 찬스를 만드는 볼배급이 주임무. 슈팅가드는 정확도를 앞세운 외곽슛이 생명이고 스몰포워드는 코트를 휘젓고 다니며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슛을 터뜨린다. 또 파워포워드는 리바운드를 따내는데 주력하며 센터는 확률높은 골밑슛으로 점수를 쌓아간다.
하지만 적어도 한국 프로농구에서만큼은 이런 원론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이른바 토털 바스켓볼 시대가 온 것. KCC 이지스의 신선우 감독은 포지션 파괴의 토털농구를 지향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하기도 했다.
포지션 역할 파괴 중에서도 올시즌 가장 두드러진 점은 과거 골밑에만 몰려있던 파워포워드와 센터 등 빅맨들이 외곽으로 나와 슈터처럼 3점슛을 펑펑 꽂아넣는다.
15일 4연승을 달리던 동양 오리온스가 최대의 고비를 맞았던 LG 세이커스전. 4점이나 뒤지고 있던 동양은 경기종료 55초전 파워포워드 전희철이 상대의 허를 찌르는 3점슛으로 1점차로 따라붙은 뒤 힉스의 골밑슛으로 1점차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연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전희철이 림을 가른 3점슛은 팀 내에서 가장 많은 5개.
21일 SK 빅스-코리아텐더전도 빅맨의 외곽포로 승패가 갈린 대표적인 경우였다. 경기내내 10점내외로 멀어져있던 코리아텐더가 4쿼터 초반 3점차까지 따라오자 센터 얼 아이크와 함께 골밑 지키기에 주력하던 조니 맥도웰이 코트 오른쪽으로 빠져나와 통쾌한 3점슛으로 상대 추격의지를 꺾어놓았다.
5시즌째 국내코트에서 뛰는 맥도웰의 변화에서 바로 국내 프로농구의 추세를 살펴볼 수 있다.
처음 한국무대를 밟은 9798시즌에 맥도웰은 철저하게 로포스트에서만 움직여 3점슛은 단 한 개만 기록했었다. 그러던 것이 꾸준히 늘어 지난 시즌엔 40경기에 나와 21개. 이번 시즌엔 9경기에서 벌써 6개나 기록하고 있다.
3점슛을 쏘는 빅맨 중 LG의 에릭 이버츠는 경기당 평균 2.25개로 3점슛 성공 랭킹 9위에 올라있고 코리아텐더의 마이클 매덕스도 19위로 톱20위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으며 국보급 센터 서장훈(SK 빅스)도 외곽슛 재미에 빠져있다.
전창 jeon@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