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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작곡한 노래 들어보세요... 음원 첫 공개

인공지능이 작곡한 노래 들어보세요... 음원 첫 공개

Posted May. 25, 2016 07:37,   

Updated May. 25, 2016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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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음원서비스 멜론에서 곡명 ‘그레이(grey)’를 찾아 재생하자 몽환적인 일렉트로닉 음악이 흘러나왔다. 작곡가의 이름은 ‘보이드(boid).’ 새들의 움직임과 같이 무질서해 보이는 자연계 현상에서 나타나는 일종의 규칙성을 의미하는 물리학 용어다. 보이드는 국내에서 처음 공개된 인공지능(AI) 작곡가다.

 해외에 이어 국내에서도 최근 AI 작곡가의 음악이 나왔다. 보이드가 작곡한 그레이와 ‘캐비티(cavity)’는 현재 음원공유사이트 멜론과 지니에 공개돼 있다.

 보이드는 안창욱 성균관대 컴퓨터공학과 교수(39)와 같은 학과 박사 과정 학생 정재훈 씨(29)가 개발한 AI 프로그램이다. 안 교수는 고려대 정보통신공학과 학·석사와 광주과학기술원(GIST) 컴퓨터공학과 박사 과정을 거쳤다. 학부 시절부터 음악에 관심이 많았고 클래식 기타를 잘 쳤다. 박사 과정 중 해외에서 AI가 음악과 미술에 쓰이는 사례들을 접하고 ‘직접 한번 해보고 싶다’고 마음을 먹었다.

 2013년 학부생이던 정 씨가 안 교수의 연구실에 처음 합류하면서 둘은 본격적으로 AI 작곡가 개발을 시작했다. 정 씨는 틈틈이 실용음악학원을 다니며 기본적인 음악 지식을 쌓았다.

 보이드는 학습한 곡들로부터 음악적 요소들을 빼낸 뒤 이를 조합해 무작위로 새로운 곡들을 만든다. 그렇게 만든 곡들로부터 또다시 진화된 곡을 뽑아낸다. 안 교수는 “바둑 AI가 셀프 대국을 하면서 진화해 나가는 것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둘은 앞으로 ‘진화 컴퓨팅 작곡 시스템(Evolutionary computing Music composition system)’의 영어 글자를 따서 만든 ‘이봄(EvoM)’을 공식 작곡가로 등록하고 새 곡들을 내놓을 예정이다. 안 교수는 “클래식 등 새로운 장르들에도 도전할 계획”이라며 의욕을 보였다.

 최근 미국에서는 AI가 고유한 작곡 스타일을 가진 앨범을 발표했고, 일본 정부는 AI의 음악이나 그림 등에 대한 저작권 검토를 하기 시작했다. 안 교수는 “해외에선 이미 AI 작품 관련 창업도 많이 이뤄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AI 작곡 기술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이용됐으면 한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