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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북핵 빌미로 핵무장 가능성

Posted October. 24, 2013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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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적 자위권 행사 추진으로 군국주의 회귀의 우려를 낳고 있는 일본이 장기적으로 핵무기 보유를 시도할 수 있다는 주장이 미국에서 제기됐다.

리처드 새뮤얼스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국제연구센터 소장과 제임스 쇼프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일본의 핵장벽 보고서에서 일본은 북한, 중국 등 주변국의영향으로 핵무장에 나설 수 있으며 핵 보유에 부정적인 일본 국내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일본 핵무장을 부추기는 가장 큰 요인으로 북한을 거론하며 북한이 외부 공격을 받거나 정권 붕괴 위험에 처할 경우 일본에 대한 핵공격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일본은 중국이 국방예산을 늘리고 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며 그럴 경우 일본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은 취약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일본은 국내적으로 1945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핵폭탄 등으로 인해 핵무장을 경계하는 알레르기가 있지만 정치권의 분위기와 여론이 바뀌면 알레르기가 폭발할 수 있다며 전후 역할을 제한했던 일본의 자위대가 최근 전투력 증강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대도시에 인구가 밀집한 일본의 특성상 군사공격을 당했을 때 치명적인 피해를 보기 때문에 핵무기를 통한 반격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점과 핵무기 개발을 추진할 때 외교적인 비용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은 일본 핵무장의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일본이 핵무기 개발에 나선다면 한국 등 주변국도 경쟁적으로 뒤따를 것이기 때문에 역내 핵무기 경쟁이 벌어질 수 있으며 미국과의 관계가 훼손될 수 있다는 점도 일본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보고서는 당장은 일본이 핵무장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장기적으로 가능성은 존재한다며 동아시아의 안보환경이 불확실하고 특히 북한이 예측불가능하기 때문에 일본은 셈법을 바꿀 수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