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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란때 일에 뺏긴 국보급 조선 불화 420년만에 환수

임란때 일에 뺏긴 국보급 조선 불화 420년만에 환수

Posted May. 28, 20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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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화경()에서 부처의 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고 했던가. 그 깨달음을 전하려 석가모니는 보살과 제자를 이끌고 세상을 돌고 돌았으리라. 420여 년 타향살이를 했던 석존() 조선불화가 고국에 돌아왔다 조선 선조 25년(1592년) 조성된 국보급 불화 석가 영산회도()가 최근 국내로 환수된 사실이 밝혀졌다. 영산회도란 석가가 영축산(영취산)에서 법화경을 설법하는 장면을 담은 그림. 조선 전기로 연대가 규명된 영산회도는 전 세계에 7, 8점밖에 없다. 특히 이번 작품은 임진왜란이 일어난 해에 만들어진 작품으로는 첫 발견이며, 전기 불화 가운데 드물게 왕실의 명을 받든 상궁이 발원한 작품이어서 더욱 가치가 높다.

문명대 동국대 명예교수는 27일 3월부터 불화의 화기(그림에 적힌 기록)와 양식을 면밀히 연구한 결과, 경기 이천시 백족산에 있던 석남사에서 조성된 것이 틀림없다며 학술, 예술적 측면에서 국보에 올라도 전혀 문제가 없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불화를 검토한 안휘준 서울대 명예교수도 사료로서 매우 가치가 높은 진품이라고 평가했다. 문 교수는 이 같은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을 다음 달 초 강좌 미술사에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불화 환수는 한 고미술연구가의 노력이 빚어 낸 성과다. 일본 교토()의 한 사찰에서 소장하던 작품을 고미술연구소 무유헌의 주승진 대표가 오랫동안 설득해 매입을 성사시켰다. 주 대표는 조선불화임을 확신하고 2년 넘게 정성을 들였다며 환수에 집중하느라 향후 계획은 따로 없지만 국내에서 영구 보존하는 것만큼은 분명하다고 말했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