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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북적 화물부두는 한산

Posted May. 24, 2012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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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와 한강을 잇는 국내 최초의 내륙 뱃길인 경인아라뱃길이 25일 정식으로 개통한다. 지난해 10월 말 시범운영 이후 6개월, 2009년 6월 말 착공한 지 약 3년 반 만이다. 고려 고종 때부터 시도했지만 기술적 한계로 번번이 좌절된 운하사업이 약 800년 만에 결실을 보는 셈이다. 현 단계에서 당초 사업목표인 홍수 예방과 관광레저는 합격점을 줄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물류체계의 한 축을 담당할 것이라는 기대에 부응하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22일 요트를 타고 둘러본 아라뱃길은 지난해 시범운영 전의 모습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산뜻하게 단장돼 있었다. 과거 쓰레기 매립지, 방수로, 농경지 등으로 버려져 있던 지역은 물결이 넘실대는 주운수로로 바뀌었다. 매립지 주변을 지날 때 풍기던 악취도 사라졌다.

물길 양 옆에는 자전거 도로가 마련돼 있고 봄바람을 가르며 자전거를 즐기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어수선하던 제방 위쪽도 잘 정비됐고 생태공원, 전통누각, 등대 등 친수시설도 다양하게 조성됐다. 다만 배를 타고 똑같은 속도로 달리는 데다 18km의 긴 구간에 비해 볼거리가 단조로워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전체적으로 관광레저 분야에 대한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시범운항 이후 현재까지 총 15만여 명(하루 평균 600명)이 여객선에 탑승했고, 날씨가 풀린 4월 이후로는 하루 평균 1000여 명이 뱃길관광을 즐기고 있다. 현재 4개 노선에 여객선 5척을 운항하고 있지만 25일 정식개통 후에는 7개 노선, 9척으로 늘어난다. 운항지역도 강화도, 세어도, 팔미도 등 서해섬까지 확대된다. 정서진 해넘이 축제, 매화축제, 뱃길음악회 등 아라뱃길을 활용한 다채로운 행사도 지역주민들의 여가문화의 일부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홍수 예방 효과도 입증됐다. 당초 이 사업은 굴포천 유역의 대홍수를 계기로 굴포천의 홍수량을 서해로 배수하는 방수로 사업으로 시작됐다. 이 방수로를 1년에 보름 정도인 홍수 때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뱃길로 이용하기 위해 1995년부터 사업이 확대됐다. 지난해 7월 26일부터 29일까지 나흘 동안 352mm의 많은 비가 내렸으나 대부분의 수량을 주운수로를 통해 서해로 빼내 홍수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물류 활성화를 통한 녹색물류 실현이라는 목표 달성은 아직은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제주에서 일반 화물선이, 올해 4월부터는 컨테이너선이 중국 칭다오() 항에서 주운수로를 통해 김포터미널까지 화물을 운송하기 시작하는 등 총 4개 노선에서 화물선 4척이 운항하고 있지만 인천과 김포터미널 컨테이너 부두는 아직 물동량이 적어 한산한 느낌이다. 물류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김포터미널 북쪽으로 상업시설, 호텔 등이 들어설 수 있는 용지를 조성했지만 분양은 시작되지 않았다.

정부와 수자원공사는 수도권 및 중국의 화주들을 대상으로 화물유치설명회를 진행하는 등 물류기능을 조기에 정착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공식 개통 이후에는 평택, 제주, 여수 등 연안해운뿐만 아니라 중국 칭다오, 톈진(), 상하이(), 일본, 러시아, 동남아 등으로 점차 운항을 확대할 계획이다.

정의택 한국수자원공사 아라뱃길 운영처장은 항만이 만들어졌다고 바로 물류기능이 정상화되긴 어렵다. 정상화되려면 5년 정도는 기다려야 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수도권 서북부 내륙 컨테이너기지 역할을 담당하고 내륙 운송을 일부 대체해 교통체증을 줄이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영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