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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웰빙체험 호호

Posted January. 27, 2012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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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손 중국인 관광객들이 예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최신 쇼핑 정보에 해박한 구매자가 늘었다는 것. 이들은 에르메스 샤넬 루이뷔통 등 이름이 널리 알려진 명품보다 중국 내에서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를 선호하는 특징을 보였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따르면 설 연휴 이곳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가운데 디자이너 브랜드 알렉산더 매퀸과 에밀리오 푸치 등을 찾는 이가 부쩍 많았다. 국내에서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에만 입점한 이탈리아 남성 정장 브랜드 스테파노 리치의 독수리 문양 벨트는 189만 원에 이르는 고가인데도 국내에 들여온 8개를 전부 중국인이 구입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지난해 춘제 기간엔 화장품이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한 반면 올해는 명품 시계와 가방의 매출액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가격 정보에도 민감해 할인 혜택이나 사은품 제공 여부도 꼼꼼히 따지는 편이었다. 연휴 기간 소공동 롯데면세점을 방문한 한 중국인 고객은 중국에서도 파는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제품 1년 치를 3000달러(약 338만 원)에 구입했다. 중국 백화점보다 면세가가 저렴하고 사은품을 더 많이 챙겨준다는 이유 때문이다.

설 연휴 대형마트에선 질 좋은 국내 생필품을 싹쓸이해 가는 일까지 벌어졌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2024일 한방 생리대 귀애랑의 매출 중 60%가 중국인 고객들로부터 나왔다. 이마트 제주점과 김포공항점 동인천점 등에선 고무장갑을 선물용으로 1인당 10개 이상씩 사가는 중국관광객의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국내 제품과 각종 명품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며 어떤 브랜드를 미리 정해놓고 오는 목적구매 성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블로그에 여행기를 올리는 과시형 소비자가 늘어난 것도 남과 다른 명품을 사고 싶게 만드는 요인이다.

실적이 부진했던 백화점은 중국인 관광객 효과를 톡톡히 봤다. 1924일 롯데백화점 본점을 방문한 중국인 수는 30%가량 증가했다. 롯데면세점은 설 연휴 중국인을 대상으로 49억 원의 매출액을 거두며 지난해 설 연휴(2월 15일)보다 3배 넘게 늘었다. 신라면세점 서울점도 중국인 대상 매출액이 272.9%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올 연휴에 중국인들은 서울 근교와 강원도 일대 스키장을 많이 찾았다. 스키장이 딸린 리조트에서 숙박을 하며 워터파크나 스파 같은 선택형 상품을 추가하는 식이다. 한국 스키장이 중국보다 안전하고 부대시설이 많다는 입소문이 중국인들 사이에서 널리 퍼진 덕택이다.

이소희 강원도청 해외마케팅 담당자는 설악산 남이섬 등 관람 위주의 코스를 벗어나 올해부터는 스키 워터파크 스파 온천 등 체험 위주 상품이 늘었다며 고품격 체험 상품을 선호하다 보니 당일치기보다 2박을 선호하는 사람이 늘었다고 말했다.

일본인 관광객이 많았던 고급 스파에도 중국인이 몰리기 시작했다. 리츠칼튼서울에 입점한 종합클리닉 포섬프레스티지에는 연휴기간에 중국인 관광객 수십 명이 1000만 원에 이르는 성형+종합건강검진+스파 패키지를 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염희진 강유현 salthj@donga.com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