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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노키아 몰락의 교훈

Posted July. 25, 2011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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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미국의 한 웹사이트는 내년에 인수합병(M&A) 등으로 사라질지 모르는 브랜드 1위에 노키아 휴대전화를 꼽았다. 마이크로소프트(MS)나 삼성이 노키아를 인수할 것이란 소문도 돌았다. 하지만 노키아의 실적과 전망을 보면 지금 노키아를 사고 싶다는 기업이 나올 것 같지 않다. 스티븐 엘롭 노키아 최고경영자(CEO)는 2월 우리는 불타는 플랫폼에 서 있다고 위기감을 드러냈다. 급기야 2분기(46월) 스마트폰 판매량 1위 자리를 애플에 빼앗기고 3위로 추락하더니 적자까지 냈다.

지난 20년간 세계 휴대전화 제왕으로 군림해온 노키아의 몰락에서 영원한 1등은 없다는 진리가 또 확인됐다. 애플 아이폰과 구글 안드로이드가 스마트폰 시장의 주도권을 잡아갈 때 노키아는 우리 제품이 시장 표준이라며 자체 운영체제(OS)인 심비안을 고수했다. 이런 자만심이 가장 큰 패착이었다. OS는 스마트폰의 속도나 활용성을 좌우해 하드웨어 이상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좌우한다. 노키아는 MS의 윈도폰 OS를 채용한 스마트폰을 올해 말 내놓겠다고 전략을 바꿨지만 늦은 감이 있다.

노키아는 숲과 호수의 나라 핀란드의 최대 기업이다. 1865년 수도 헬싱키 근처의 노키아라는 작은 마을에서 제지업체로 출범해 1970년대 문어발식 확장 단계를 거쳐 1990년대 초부터 이동통신에 주력했다. 핀란드 경제의 25%를 차지해 노키아의 핀란드라는 말까지 나왔다. 하지만 노키아가 최근 부진으로 직원 7000명을 해고 위기에 빠뜨리면서 핀란드 경제도 휘청거린다. 2009년 출시돼 세계 2억 명 이상이 내려받은 아이폰 게임 앵그리버드가 핀란드의 새 상징으로 뜨고 있다.

아이폰이 처음 나온 2007년 6월 29일이 노키아에는 대재앙의 날 같을 것이다. 자만심에 빠진 1위의 몰락 사례가 추가될 때마다 그럼 삼성은?이라는 질문이 나온다. 삼성은 애플에 아이폰 부품의 50% 이상을 납품하면서 스마트폰 판매와 특허전쟁에서 애플과 치열하게 다투는 사이다. 노키아보다 리스크 관리는 앞서지만 시장 창조에서는 애플에 뒤진 삼성이 위기의식마저 느슨해진다면 큰일이다. 삼성이 혁신을 이어가야만 큰 시장을 열어갈 수 있다.

홍 권 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