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힘내요 일본건강해요 여보 봄비에 황사 싹 복받은 대회 (

힘내요 일본건강해요 여보 봄비에 황사 싹 복받은 대회 (

Posted March. 21, 2011 06:58,   

日本語

20일 굵은 빗방울이 대지를 차갑게 적셨지만 2만4000여 마스터스 참가자들은 한껏 고무된 표정으로 출발 총성을 기다렸다. 쌀쌀한 날씨와 비 탓에 참가자들은 예년과 달리 긴팔 상의에 흰색 노란색 파란색 등 형형색색의 우비를 걸치고 레이스를 펼쳤다.

황사도 막지 못한 열정

참가자들은 전날 서울 하늘을 뒤덮었던 황사보다는 빗속에서 달리기는 것이 오히려 낫다는 반응이었다. 마라톤 대회에 두 번째 참가한다는 양만호 씨(61)는 몇주 전부터 이맘때쯤 한반도에 황사가 온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비가 와서 다행이라고 오히려 즐거워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인사말에서 황사가 온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역시 복 받은 대회는 다른 것 같다고 덕담을 건넸다. 2007년부터 이 대회에 4번 출전해 모두 완주한 자유선진당 임영호 의원(대전 동구)은 마라톤으로 다진 건강이 의정활동을 꾸준히 펼칠 수 있게 도움을 준 것 같다며 비록 비가 조금 왔지만 즐겁게 달리기에는 충분했다고 말했다.

아프리카에서 온 선수들은 비로 쌀쌀해진 날씨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모습이었다. 몇몇 아프리카 출신 선수들은 출발선에 서서 몸을 부비다 다시 대기실이 마련된 천막으로 들어가기도 했다. 이들은 출발시간이 다 돼서야 몸을 떨며 출발선으로 뛰어갔다.

달리기 자체를 즐기는 참가자들

기록보다 완주에 의미를 둔 일반인 참가자들은 각자 다양한 목표를 갖고 마라톤에 참가했다. 회사원 김우정 씨(36)는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이규혁 선수의 유니폼을 입고 레이스에 임했다. 김 씨는 평창의 2018년 겨울올림픽 유치를 기원하기 위해 지인을 통해 이 선수의 유니폼을 빌렸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지난해 마라톤 때도 2022년 월드컵 유치를 염원하는 모자를 쓰고 달렸다.

마라톤으로 부부애를 과시한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남충덕(46) 박영선 씨(42) 부부는 남편이 담배를 끊으면서 살이 갑자기 찌기 시작해 5년 전부터 함께 마라톤을 시작했다며 함께 달리는 기쁨 때문에 (마라톤을) 그만 둘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효근 씨(51)는 시각장애인(1급)인 아내 김미순 씨(51)를 위해 서로의 손을 줄로 연결한 채 달렸다.

일본 지진 희생자 위해 묵념

출발 직전 동일본 대지진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의 시간도 가졌다. 나고야에서 온 도모키 모리 씨(47)는 가슴에 구조는 감사합니다. 일본도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적힌 스티커를 붙이고 참가했다. 그는 이번 지진에 한국이 보여준 성원에 감동했다. 이 스티커는 인터넷 번역 사이트에서 일본어를 한국어로 번역해 내가 직접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쓰이 히로타카 씨(22)는 일본 전체가 지진 피해로 깊은 비탄에 빠졌지만 국제마라톤에 참석해 일본에 희망을 주고 싶었다. 이번 마라톤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