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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깨끗해져야 삽니다

Posted September. 12, 2007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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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부산 사하구 하단동 동아대 스포츠과학대 건물 5층 체육관. 190cm의 건장한 남성이 학생 30여 명 앞에서 앞지르기, 뒤돌려차기, 옆차기 시범을 보이고 있다. 동작 하나하나에 절도가 넘친다. 동아대 문대성(31태권도부 감독사진) 교수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태권도 80kg 이상급에서 환상의 뒤돌려차기로 금메달을 목에 건 그는 2년여의 은퇴 공백을 딛고 6월 선수로 복귀했다. 그는 오전에는 후배를 가르치고 오후에는 45시간씩 운동을 하며 하루를 보낸다. 최근 장염에 걸려 수척한 모습이었지만 특유의 살인 미소는 여전했다.

문 교수는 지난달 21일 제37회 협회장기 전국단체대항태권도대회 남자 일반부 경기에서 4강에 올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 출전 자격을 얻었다. 부상을 걱정해 준결승에서 기권했지만 전성기 때의 실력이 살아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랜만에 경기장에 서니 어깨와 다리가 딱딱하게 굳더군요. 하지만 경기가 시작되자 마음이 편해졌어요. 역시 태권도는 저의 천직인 모양입니다.

문 교수가 태극마크를 달기까지는 산 너머 산이다. 11월 고교 대학 일반인이 모두 참가하는 최우수선수권대회에서 3위 안에 들어야 한다.

그는 아테네 올림픽은 이제 잊어 달라고 말했다. 자신의 복귀는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서가 아니라 태권도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교수는 최근 태권도계에 승부 조작 등 비리가 불거진 것을 안타까워했다. 일부 지도자가 경기에 앞서 심판에게 잘 봐 달라며 갈비짝과 영양제를 돌리는 관행을 없애야 태권도가 산다고 했다.

문 교수가 최근 태권도 자정 운동에 앞장선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그는 편파 판정으로 눈물을 흘리는 선수가 없어야 한다. 비리 당사자는 태권도계에서 퇴출시키는 등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요즘 아침에 일어나면 영어책부터 잡는다. 이른 시일 내에 유학을 가서 선진국의 체육 행정을 배우기 위한 준비 과정이다.

태권도를 외국에 알리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더 열심히 살아야죠. 제가 욕심이 너무 많은가요?(웃음)



황태훈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