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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파동

Posted June. 07, 2004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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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처리 되어야 할 단무지 자투리를 원료로 한 이른바 쓰레기 만두가 대량으로 유통된 사실이 알려지자 불량제품 회수와 해당 제조업체의 사과를 촉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만두 판매량이 급감해 만두파동이 빚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본보 7일자 A31면 참조

만두 회수하라=밥을 잘 먹지 않아 만두를 거의 매일 딸아이에게 먹게 하는 아버지로서 가슴이 떨리고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7일 한 만두업체의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 있는 글이다.

이 게시판에는 이날 하루 해당업체가 어떤 곳인지 밝히라 해당업체들은 불량제품을 자진 회수하라는 네티즌들의 글이 300건 이상 쏟아졌다.

주부 조정희씨(57서울 동대문구 이문동)는 유명업체의 만두가 그런 식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듣고 기가 막혔다며 이제 누가 식품매장에서 만두를 사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6일 만두소 제조업체 업주들을 불구속 입건한 경찰은 대표를 수배한 경기 파주시 W식품의 거래명세서를 분석한 결과 국내 30여개 만두제조업체 중 매출 상위 25개 업체가 이 회사의 제품을 납품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7일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유명 만두제조업체들의 경우 납품업체와 짜고 불량 만두소를 제공받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돼 식품위생법으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만두제조업체도 책임져야=시민들은 이처럼 처벌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들 제조업체가 쓰레기 만두소로 만든 제품의 회수에 소극적이고, 변명을 하기에만 급급한 데 더욱 분노하고 있다.

W식품으로부터 1999년 11월부터 최근까지 330t(1억7000여만원어치)을 납품받은 것으로 조사된 A사는 불량 만두소는 미국과 일본 수출용으로 제조됐기 때문에 국내에 유통된 것은 없다고 해명했다.

B사도 W식품으로부터 2002년 4개월 동안만 만두소를 납품받았으며, 최근에는 타 회사에서 납품받아 현재 유통 중인 불량만두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이 공개한 W식품과의 거래명세에 따르면 B사는 1999년 11월부터 2002년까지 무려 128t(6202만원어치)을 납품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제조업체 중 상당수가 쓰레기 만두는 시중에서 모두 팔렸다며 회수할 필요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만두 판매량 급감=만두 제조업체와 유통업체는 7일 판매량이 평소의 10분의 1로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유통업체들은 불량 만두소를 사용한 제품을 매장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지만, 일부 제조업체가 불량 만두소를 사용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는 바람에 선별작업에 애를 먹기도 했다. 이마트 가양점의 한 관계자는 이날 세일기간임에도 식품매장의 만두코너를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불량 만두소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해태, CJ사 등은 이번 사건으로 냉동만두시장 전체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우리 회사 제품의 안전성을 알리는 광고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할인점 등에서 만두 입점을 위해 각종 판촉행사를 요구하는 바람에 저가로 불량 원료를 납품받는 제조업체가 늘었다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인 식생활안전시민운동본부 김용덕 대표는 무엇보다 불량 만두소를 사용한 만두제조업체들이 그 명세를 소상히 밝혀 소비자들의 접근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원수 정재윤 needjung@donga.com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