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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이게 뭡니까"

Posted February. 12, 2004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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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복제된 인간 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데 성공했으나 일부 언론사가 국제적 엠바고를 깨고 성급하게 보도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번 연구를 성공시킨 서울대 황우석(수의대) 문신용(의대) 교수 연구팀은 12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임상의학연구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 국내 언론사가 이번 연구성과에 대한 엠바고 시점을 깨고 12일 아침 보도함으로써 한국 과학계의 국제적인 위신이 추락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미국 시애틀에서 공식발표를 하기 위해 출국한 황 교수와 문 교수 대신 함께 연구했던 한양대 산부인과 황윤영() 교수 등 4명이 참석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 권위있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게재될 예정이었으며 이에 따라 사이언스와 미국 국가과학진흥회(AAAS)는 보도 엠바고 시점을 한국시간으로 13일 오전 4시 이후로 잡았으나 중앙일보가 이를 깨고 12일 보도했다는 것.

AAAS는 12일 중앙일보와 해당 기자의 실명()을 언급하며 한국에서 엠바고를 파기한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또 미 유력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연구결과를 소개하면서 한국의 언론보도 태도 때문에 엠바고 시점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사이언스에 게재되는 논문은 보통 발표 사흘 전에 AAAS에 등록된 전 세계 기자들에게 미리 배포되고 있다.

황 교수는 이날 본보와의 국제전화에서 엠바고 파기로 미국 연구팀과 사이언스 편집진에 사과하느라 정신이 없다며 논문은 예정대로 게재되겠지만 당초 예정했던 특별 기자회견과 강연 진행은 난항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학기자협회(회장 이찬휘)는 이날 성명을 내고 사람 난자에서 줄기세포를 세계 최초로 배양했다는 것은 과학계의 쾌거라며 특정 신문의 특정 기자가 특종 욕심으로 먼저 보도한 것은 국익을 무시한 자사 이기주의의 소치라고 비판했다.

국내 서울대 한양대 미즈메디병원 등과 미국 과학자들이 공동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는 난치병치료에 획기적인 대안으로 주목을 받는 성과여서 이례적으로 논문발표와 동시에 특별 기자설명회와 강연이 이어질 예정이었다.

한편 연구팀은 한국 여성의 난자에 체세포 핵을 이식하는 방법으로 만든 복제 배아를 배반포기까지 배양시킨 뒤 여기서 줄기세포를 얻어내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사이언스의 도널드 케네디 편집장은 사전에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이번 연구는 퇴행성 질환으로 고통 받고 있는 수많은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김훈기 이영완 wolfkim@donga.com puse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