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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장의 시대는 끝났다…AI로도 못 돌려놔” 노벨경제학 수상자 전망

입력 | 2026-07-07 17:54:00

크리스 피사리데스가 2017년 6월 21일 노르웨이 트론헤임에서 열린 스타머스 페스티벌 중 원탁 토론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인공지능(AI)이 경제를 ‘고성장 시대’로 돌려놓진 못한다”

AI가 장기간 세계 경제를 덮친 저성장을 끝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정작 노동시장 전문가인 노벨경제학 수상자 크리스토퍼 피사리데스 런던정경대(LSE) 교수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일부 산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AI가 기여할 순 있지만, 이것이 1980~1990년대 컴퓨터 혁명 수준의 고성장 효과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평가다.

7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피사리데스 교수는 “AI가 서구 경제를 생산성 고속 성장의 시대로 되돌려 놓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사리데스 교수는 거시경제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온 경제학자다. 실업자와 빈 일자리가 왜 동시에 존재하는지를 규명한 ‘매칭 이론’과 현실 노동시장의 비용인 ‘탐색 마찰(Search Frictions)’ 이론으로 2010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 AI가 ‘고성장’ 부른다?…“일자리 40%는 그대로”


피사리데스 교수는 이날 인터뷰에서 현재까지는 AI로 인한 생산성 향상의 조짐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히 간호와 숙박·접객업 등을 예시로 들며 “영국에서 최대 40%, 혹은 적어도 상당수의 일자리가 AI에 노출되지 않아 AI로 인한 생산성 향상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발언은 그간 빅테크 기업 수장들이 AI가 경제 산업의 판도를 바꿀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전망한 것과 정반대다.

오픈AI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는 AI를 전기에 비유하며 모든 산업을 바꿀 범용 기술이라 평가했고, 엔비디아 젠슨 황 CEO도 산업혁명을 이끌 것이라 평가했다. 앤드류 베일리 잉글랜드은행 총재 역시 AI가 경제 성장의 ‘구원투수’ 역할을 해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 “AI 도입의 효율성은 있겠지만…‘생산 혁명’은 어렵다”

피사리데스 교수는 이같은 ‘장밋빛 전망’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입장이다. AI 도입으로 효율성 향상이 발생하더라도, 경제 전반의 성장률을 끌어올릴 만한 강력한 혁신인지는 의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AI가) 어느 정도 생산성 이득을 가져다줄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1980년대와 1990년대와 같은 새로운 컴퓨터 붐이 다시 일어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보면, 생산성 성장이 그 수준에 맞먹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앞서 피사리데스 교수는 전날 영국 뉴캐슬에서 열린 왕립경제학회 콘퍼런스 강연에서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그는 “높은 생산성 성장을 논하는 것 자체가 현실적이지 않다”며 “우리가 무엇을 하든 고속 생산성 성장의 시대는 끝났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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