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9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5’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 애플은 이날 운영체제(OS) 개편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사용자인터페이스(UI) ‘리퀴드 글래스’를 공개했다. 2025.06.10. [쿠퍼티노=AP/뉴시스]
애플은 9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서 개최한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 25’에서 새롭게 개편한 OS를 공개하고, 올해 가을부터 아이폰·아이패드·비전프로 등 자사 기기에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번 OS의 대대적 개편은 2013년 iOS7 업데이트 이후 12년 만이다.
이번 OS 개편의 핵심은 ‘리퀴드 글래스’ 도입이다. 리퀴드 글래스는 액체 유리라는 단어처럼 액체와 유리를 형상화한 디자인이다. 애플리케이션 아이콘, 알림창, 검색창 등을 반투명으로 만들어서 창을 열고 있어도 뒷 배경화면이 그대로 보이도록 만들었다. 마치 유리처럼 여러 개 층이 투명하게 겹쳐진 부분이 그대로 보여 개방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홈 화면에서는 모든 아이콘이 투명하게 보이도록 하는 기능이 추가됐고, 잠금화면 시계도 배경화면에 맞춰서 크기가 움직이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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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서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5’가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스크린을 통한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애플은 이날 운영체제(OS) 개편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사용자인터페이스(UI) ‘리퀴드 글래스’를 공개했다. 2025.06.10. [쿠퍼티노=AP/뉴시스]
사용자 편의성도 높아졌다. 사진앱은 라이브러리와 컬렉션 탭으로 나눠서 사진을 분류하기 쉽게 만들었다. 사파리는 한번에 콘텐츠를 더 많이 보여줄 수 있도록 화면 형태를 개선했다. 카메라 앱도 사용성을 높이기 위해 간결한 구조로 바뀌었다. 메시지 역시 모르는 대화를 분리해서 보여주는 기능, 그룹 채팅에 타이핑 중인 사람이 표시되는 기능 등이 추가됐다.
올해 디자인 변화에 힘을 쏟으면서 AI 기술 변화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WWDC에서 AI 기술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대대적으로 공개한 데 이어 올해도 후속 기술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던 만큼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 업계 반응이다.
이번 행사에서 애플은 AI와 관련된 업데이트로 통화·메시지 등에 실시간 번역 기능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또 스크린 캡처 후 화면에 있는 제품을 곧바로 AI가 검색해주거나 쇼핑 정보로 연결해주는 기능도 소개했다. 그러나 실시간 번역 기능은 이미 삼성전자가 지난해부터 갤럭시 기기에 탑재한 기능이고, AI 검색 기능도 구글의 ‘서클 투 서치’와 비슷해 기존 업계가 내놓은 기능을 따라가는 수준에 그쳤다. 애플 계획과 달리 한 차원 성능이 향상된 ‘개인화된 시리’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날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은 “(시리가) 애플의 높은 품질 기준을 충족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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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애플은 이날 최신 맥OS 버전인 ‘타호’를 공개하고, 업그레이된 ‘게임 오버레이’ 기능과 개발자를 위한 ‘3D렌더링 기술’을 ‘메탈4’를 소개하며 국내 게임사 펄어비스가 4분기 출시 예정인 ‘붉은 사막’과 크래프톤의 인생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를 대표 사례로 들기도 했다.
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