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 전문의 이재호 원장 난임치료 과정 중 생기는 신체 변화… 환자 입장에서 함께 고민하고 해결 반복된 착상 실패, 습관성 유산 땐 PGT-A 검사로 건강한 배아 선별 카페인 섭취 줄이고 금연은 기본… 예비 산모는 ‘난자 냉동’ 고려를
이재호 일산 마리아의원 원장은 ‘어렵다’라는 의미가 포함된 난임(難姙) 치료라고 표현하는 대신 환자가 경험하는 모든 치료 과정을 해결의 관점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산 마리아의원 제공
이재호 일산 마리아의원 원장은 ‘어렵다’라는 의미가 포함된 난임(難姙) 치료 대신 환자가 경험할 모든 치료 과정을 해결의 관점으로 재해석한 ‘착상 설루션’이라고 말한다. 난임 치료는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기 위한 희망의 여정임을 전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이 원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난임 치료 과정을 착상 설루션으로 재정의했다. 착상 설루션이 의미하는 내용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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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의 부부가 난임 치료를 받을 경우 치료 과정에 차이가 있나.
“반복적으로 착상에 실패하거나 유산을 경험한 35세 이상의 난임 환자와 부부에게는 PGT-A 검사를 제안한다. 이는 ‘착상 전 염색체 이소성 검사’라고도 부르며 착상 이전 단계의 배아가 염색체 이상(수적 이상)이 있는지 미리 선별하는 검사다. 35세 이상의 여성 배아는 절반 정도 유전자 이상이 있을 수 있으며 40대의 경우 유전자 이상 가능성이 70%대로 상승할 수 있어 이를 미리 확인하기 위한 검사다.”
―많은 난임 관련 커뮤니티에 따르면 PGT-A 검사가 필수인 것처럼 알려져 있다. 실제로 고령 난임 환자가 반드시 해야 하는 검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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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T-A 검사 시 필수적인 5일 배양 배아를 확보하기가 어렵다고 하던데….
“40세 이상의 여성 난임 환자군에서 5일 배양까지 도달하는 비율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은 여러 학술 논문과 통계 자료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특히 40세 이상에서는 난자 질과 배아 염색체 안정성이 동시에 저하되기 때문에 배반포 형성률이 10∼20% 이하로 감소하고 우수 배아의 수가 현저히 줄어든다고 보고하는 사례가 많다. 5∼6일 배양에 성공한 통과 배아를 이식하는 것이 1회 이식당 성공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맞지만 통과 배아 확보를 기다리며 수년간 이식을 못하는 예도 있어 예비 산모 개인의 상황과 상태에 따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고령 난임 부부의 경우 치료에 있어 더욱 조심스러울 것 같다. 건강한 아이를 가지기 위해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35세 이상의 난임 환자는 수면 습관, 식습관, 규칙적인 운동 등을 통해 난자 노화 속도를 줄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고령의 난임 환자가 아니더라도 난임 치료와 예방, 건강한 임신을 위해서는 좋은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 카페인 섭취를 줄인 건강한 식습관은 물론 흡연을 멀리하는 것이 기본이다. 흡연은 체내 산소 부족 상태를 유발해 난자의 파괴를 가속화하고 착상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안정적인 심리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난임 환자가 처한 심리적, 육체적 고통 전반을 이해하고 언제든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은 병원이다. 병원도 환자가 시술 비용과 육체적 고통에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불필요한 검사나 시술 등을 제안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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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대별 예비 산모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초혼 나이가 많아지면서 여성의 출산 연령도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결혼과 출산 시기 등에 대한 확신이 어려운 2030세대에게는 불확실한 미래와 난임을 대비하기 위한 설루션도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난자 냉동 시술은 미래의 난임 가능성을 대비하고 가임력을 유연하게 관리할 수 있는 주요한 선택지다. 최근 난자 냉동 시술에 대한 정부 정책도 확대되면서 다양한 지원을 받으며 시술을 진행할 수 있다. 반면 35세 이상의 환자에게 임신과 출산은 ‘간절함’이다. 난임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지속해서 난임을 겪고 있다고 개인적으로 자책하거나 마음고생하지 않길 바란다. 35세 이상의 산모는 상태에 따라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치료법을 적용해야 한다.”
황서현 기자 fanfare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