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변화로 주별 하원 의석 달라져 뉴욕 등은 줄고 텍사스 등선 늘어…공화당 우세지역 의석수 다소 증가 양당 선거구 획정 싸움 치열해질듯
지난 10년간 미국 내 인구 분포의 변화를 보여주는 조사 자료가 공개됐다. 26일 미 인구조사국은 작년 4월 1일 기준으로 미국의 인구가 3억3145만 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10년 전인 2010년보다 7.4% 증가한 것으로 대공황 시기인 1930∼1940년(7.3%)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증가율이다. 미국도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돌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별 인구 변화를 보면 뉴욕(+4.3%) 펜실베이니아(+2.4%) 미시간(+2.0%) 일리노이(―0.1%) 등 북동부 주들의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게 늘거나 줄어들었다. 텍사스(+15.9%) 플로리다(+14.6%) 등 남부 지역의 인구는 훨씬 가파르게 늘어났다. 이날 인구조사 결과는 향후 미국 정치 지형의 변화를 가늠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50개 주별로 2명씩 자동 배정되는 연방 상원 의석과 달리 435명의 하원 의석과 538명의 대통령 선거인단 규모는 주별 인구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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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실베이니아 미시간 등 미국 북동부의 주요 러스트벨트 주들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했다. 2016년 대선 때는 ‘미국 우선주의’를 기치로 내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기도 했지만 작년 대선에서는 다시 조 바이든 대통령 지지로 돌아섰다. 반면 텍사스 플로리다 등 남부 주들은 전통적으로 공화당의 텃밭이다.
종합적으로 따져보면 지난 10년간 각 주의 인구수 변화로 공화당 우세 지역의 의석수가 3곳가량 늘고, 민주당은 그만큼 감소하게 됐다. 민주당 강세 지역인 캘리포니아주의 의석수가 줄어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각 주가 인구 세부자료를 받아 선거구를 획정하는 작업이 남아 있다. 이 과정에서 양당이 선거구를 각자에 유리한 쪽으로 설정하는 ‘게리맨더링’ 싸움을 치열하게 펼칠 것으로 보인다.
고령화 시대에 걸맞은 유권자 공략 정책 또한 양당의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NYT는 미국 또한 급속한 고령화 위기를 맞은 유럽, 동아시아 국가와 비슷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종별 비중이 가장 높은 백인의 고령화, 트럼프 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에 따른 이민자 증가세 둔화 등이 고령화를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신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