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2050 탄소중립 범부처 전략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11.27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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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7시35분 생중계로 진행된 2050 탄소중립 선언 연설하는 도중 화면이 컬러에서 흑백으로 전환됐다.
이는 탄소중립에 대한 중요성과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계획된 연출로, 흑백화면으로 ‘탄소중립’에 대한 또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장치다.
청와대는 우선 흑백영상 자체로 ‘2050 탄소중립’에 대한 의미를 전달하고자 했다. 4K UHD TV, 5G 등 기술의 발달로 고화질의 영상이 대중화됐는데, 영상을 이용할수록 많은 탄소가 비례해서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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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 중 ‘흑백으로 전환’ 파격적 시도
또한 영화적 기법으로서의 메시지 전달 효과를 의도했다. 1950년대 컬러필름이 등장한 이후 대부분이 컬러영화로 제작됐지만, 이후에도 흑백은 현재와 다른 과거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거나 리얼리티를 표현하기 위한 감독의 표현 방식으로 사용된다.
산업화 이전, 지난 시절이 천연색 자연을 볼 수 있었다면 첨단기술이 발전한 지금은 오히려 미세먼지로 인한 회색빛 하늘에 갇힌 우리의 현실을 흑백으로 표현한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흑과 백이라는 선명한 대비효과를 통해 기후환경 문제에서 우리가 처한 위기를 상징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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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관계자는 “누군가에게는 막연할 수도 있고, 과연 가능할까 현실적인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이들에게 대통령의 선언이 영상을 통해 ‘진짜 상상해보자’라는 메시지를 집중해 전달하기 위해 방법을 고심했다”고 밝혔다.
‘30년’이라는 시간은 대통령의 선언 연설 이후 상영되는 고(故) 신해철씨의 곡 ‘더 늦기 전에’ 편곡 뮤직비디오와도 연결된다.
1992년 대한민국 최초로 환경을 주제로 한 캠페인 공연 ‘제1회 환경보전슈퍼콘서트’의 메인 테마곡인 이 곡은 28년이 지난 지금과, ‘탄소중립’의 시대가 올 30년 후의 모습을 잇는다.
청와대는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여러 영화감독과 논의 끝에 생중계 중 ‘흑백전환’이라는 파격적인 방식을 시도했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왔지만, 최종적으로는 문 대통령도 메시지 전달 방식을 수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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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에게도 이번 2050 탄소중립 선언은 남다른 의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생중계 연설을 하는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격적인 영상연출이 이뤄지는 만큼 무대는 ‘최소화’하는 의미로 집무실 책상에서 ‘화자’인 문 대통령이 30년 후를 상상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청와대 관계자는 “장치나 상징적인 장소보다는 반대로 제한된 공간에서 말과 언어와 메시지, 화자만 카메라 앞에 선다면 훨씬 설득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문 대통령이 착용한 넥타이도 ‘탄소중립’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문 대통령은 폐플라스틱 등을 활용한 친환경 원단으로 제작한 짙은 감색 계열의 넥타이를 착용했다.
이는 2018년 패션 업계에 뛰어든 스타트업 ‘몽세누’(MONTSENU)‘의 제품으로, 이 업체는 생활 쓰레기나 의류 등에서 폐기되는 자원들을 재활용한 원단을 사용해 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대통령 집무실 책상 위에는 기후환경의 위기와 경각심을 상징하는 Δ9시47분에 멈춰있는 시계 Δ기후변화로 사라지는 풍경 사진 Δ내일은 늦으리 음반을 시작으로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실증·상용·미래기술 의미를 담은 Δ풍력발전기 모형 Δ수소전기차 모형 Δ 고출력 양면수광 모듈 실물 등 ’탄소중립‘의 당위성을 설명하기 위한 ’특별한 장치‘가 숨겨져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