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집우호우가 쏟아진 5일 강원 화천 사내면에서 차량 한 대가 토사에 묻혀있다.(화천군 제공)2020.8.5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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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릴라성 호우를 쏟아 붓는 장마전선이 1주일 가까이 강원 접경지역에 머물러 곳곳이 만신창이가 됐다.
지난달 31일부터 5일 오후 2시 현재까지 누적 강수량은 철원(장흥) 675.5㎜, 화천(상서) 470.5㎜, 양구(해안) 438㎜, 인제(원통) 425.5㎜에 이른다.
지난 3일 철원 외촌에서는 시간당 강수량이 76㎜를 기록하는 등 그야말로 ‘물폭탄’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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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랭지채소 주산지인 양구 해안면에서도 수박밭이 침수되고, 인삼이 쓰러지는 등의 피해가 잇따랐다.
양구 양구읍 군량리·죽곡리, 남면 청리, 방산면 오미리에서도 출하를 앞둔 농작물이 침수됐다.
닷새간 내린 폭우로 침수되거나 유실된 농경지 면적은 철원이 58.8ha에 달하고, 화천, 양구, 인제는 집계 중이다.
지역별로 정확한 농경지 피해 면적은 장마전선이 물러간 뒤 본격적인 조사가 들어가야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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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배수시설을 잘 해 놓았는데도 빗물이 빠지지 못하고 계속 쌓이는 꼴이어서 버틸 수 없었다”며 “농작물도 농작물이지만 사람이 다치지 않을까 겁이 날 정도로 비가 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철원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하천들이 수차례 범람 위기를 맞아 인근의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일도 반복되고 있다.
지난 3일 새벽 철원 육단리를 관통하는 사곡천이 범람 위기에 놓여 마을회관과 면사무소로 대피했던 주민 20~30명은 하루 뒤인 4일 또 다시 사곡천이 넘치려 해 근남초교 체육관에서 밤을 지새웠다.
박승관 육단2리 이장은 “어제(4일) 하천은 넘치고, 산에서는 산사태가 일어나 집들이 잠기고, 논밭은 강으로 변했다”며 “저번(2일)에는 그런대로 넘겼는데 며칠씩 퍼부으니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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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현재 철원 소하천들의 본류인 한탄강이 범람할 위험성이 높아져 동송읍 이길리, 갈말읍 정연리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졌고, 양구 방산면 수입천도 수위가 급격히 올라 접근이 금지되고 있다.
철원 동송읍과 김화읍, 화천 사내면 시가지에서는 거리가 침수돼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철원 서면 와수2리 복개천 범람으로 와수전통시장 일대에도 물이 차 올라 상인들이 복구작업을 벌였다.
양구에서는 지역내 대표적인 관광지인 파로호꽃섬이 물에 잠기기도 했다.
화천 사내면에 사는 이종덕씨는 “상가들이 모인 곳에서는 빗물이 워낙 많이 모이다보니 배수구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역류해 도로를 뒤덮었다”며 “농작물은 당장의 피해도 있지만 앞으로 작화가 안 되고, 쉽게 낙과하고, 병충해에 걸리는 등 보이지 않는 피해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보대로 오늘 밤 천둥, 번개가 치고 바람도 강하게 분다면 피해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철원=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