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9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 평택2사업장을 찾아 경영진과 반도체 사업 전략을 논의하고 신규라인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특히 국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선도하는 메모리 시장의 경우 지난해보다 31% 줄어들 것으로 관측돼 일본발 수출규제로 신음하는 ‘코리아 반도체’의 우려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가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서 올해 반도체 시장 규모는 4065억8700만달러(약 491조560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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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WSTS가 발표한 자료는 지난 2월과 6월에 이은 2019년의 3번째 정기 시장 전망 보고서다. 눈에 띄는 점은 앞선 2월과 6월과 비교해 이번에 시장 전망이 더욱 하향 조정됐다는 것이다.
지난 2월에 WSTS가 2018년 반도체 시장 통계를 내놓으며 올해 시장 전망을 발표할 당시엔 역성장의 폭이 ‘-3%’로 한자릿수였다. 하지만 지난 6월에 내놓은 두번째 보고서에선 올해 시장 감소폭이 -12.1%로 대폭 높아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018년 10월 4일 오전 충북 청주에 위치한 SK하이닉스 M15 신공장 준공식에서 환영인사를 하고 있다.(SK하이닉스 제공)
그나마 삼성전자는 생활가전과 TV 등 다른 부문에서 더 큰 폭의 실적 하락을 상쇄한 것으로 평가된다. 메모리 반도체 비중이 90% 이상인 SK하이닉스의 경우 실적 하락이 더욱 심각하다. 올 상반기 SK하이닉스의 누적 영업이익은 2조41억원으로 2018년 상반기 9조9413억원보다 80%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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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7월에 삼성전자를 비롯해 인텔, TSMC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발표가 있고 나서 예상보다 시장 회복 속도가 더딘 시그널이 감지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가 최근 발표한 2019~2020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전망(자료=WSTS) © 뉴스1
하지만 최신 보고서에선 2020년 시장 성장률이 4.8%로 0.6%p 소폭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2020년 시장 규모는 약 4261억달러로 추산했다.
반도체 시장 ‘보릿고개’ 전망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도 사실상 비상경영 체제하에 감산이나 탄력적인 생산량 조절, 신기술 개발을 통한 수익성 제고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한국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반도체 핵심소재 3종(고순도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수출규제 조치로 인한 자연스러운 생산량 감소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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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경우 인위적으로 웨이퍼 투입을 줄이는 감산은 하지 않으나 생산설비 재배치와 D램 미세공정 전환 등에 따른 자연스러운 캐파 감소로 사실상 ‘감산’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반도체 불황으로 고조되는 위기 상황에서 ‘리더십 공백’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깊은 상태다. 2018년 2월 집행유예로 석방된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29일 대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상고심에서 파기환송 결정을 받아 또 다시 재판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