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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간) 북한이 일주일 사이 세 번째로 감행한 미사일 발사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나를 실망시키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 달래기’에 나섰다. 김 위원장을 향해 간접적인 경고와 함께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나오라는 촉구 메시지를 동시에 보낸 것으로, 지난달 31일 두 번째 발사에 대해 “단거리여서 상관없다”는 식으로 의미를 축소했던 것에 비해서는 상황을 좀 더 심각하게 인식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김정은과 북한은 지난 며칠간 단거리 미사일을 세 번 시험했다”며 “이 미사일 시험발사는 싱가포르 (정상회담) 합의의 위반이 아니고, 우리가 악수를 할 때 단거리 미사일 논의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것이 유엔(결의) 위반일 수는 있지만 김 위원장은 신뢰를 위반해 나를 실망시키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김정은의 리더십 하에서 국가로써 가진 잠재력이 무제한이며, 얻을 수 있는 게 많다”면서도 “동시에 잃을 것도 매우 많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그의 나라에 대한 크고 아름다운 비전을 가지고 있고 내가 대통령으로 있는 미국만이 그 비전을 현실화해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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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옳은 일을 할 것이며 그렇게 하지 않기에는 너무 똑똑하다”고 추켜세우면서 “그는 친구인 트럼프 대통령을 실망시키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지난달 31일 두 번째 미사일 시험발사를 했을 때에는 “작은 것들”, “미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가 미사일 사정권에 들어있는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에 대한 위협을 무시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를 의식한 듯 그는 이번에는 비슷한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은 내놓지 않았다.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에 대해 국제사회는 “큰 실수이자 피해를 자초한 것”이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 국무부 고위당국자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열린 태국 방콕에서 익명을 전제로 관련 내용을 브리핑하면서 이렇게 전했다. 그는 “이런 의견은 미국은 물론 아시아 동맹국들, 심지어 중국과 러시아 등의 관점이기도 했다”며 “도발을 통해 목적을 달성하려는 북한의 외교가 실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