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복덩이 외국인’ 어나이 2위와 49점 차, 압도적 득점 1위… 국내선수 전유물 수비서도 10위 미국 대학 갓 졸업, 겨우 22세지만 팀 선두경쟁 이끄는 ‘최종병기’
프로배구 여자부 IBK기업은행의 이번 시즌 새 외국인 선수 어나이가 공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그는 트라이아웃 ‘마지막 순위(6순위)’, 갓 대학을 졸업한 ‘어린 선수’ 등의 우려를 안고 한국 무대를 밟았지만 이정철 감독의 조련하에 V리그 득점 1위(275점), 공격성공률 5위(40.78%)를 기록하며 1순위 부럽지 않은 맹활약을 하고 있다. 용인=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27일 경기 용인 IBK기업은행 연습체육관에서 만난 외국인 선수 어나이(22·미국)는 5월 트라이아웃에서 마지막(6순위)으로 불리던 순간을 회상했다. 평생에 한 번일 수도 있는 대학 졸업식도 빠지고 ‘취업’을 위해 미국서 이탈리아 몬차까지 날아가 얻은 값진 결과. 그 순간이 또렷했던지 어나이는 이정철 감독이 한국 발음으로 자신을 호명하던 모습까지 목소리를 깔고 흉내 내며 미소 지었다.
‘6순위’ ‘어린 선수’라는 불안 요소를 안고 V리그에 입성한 어나이는 기업은행에 그야말로 ‘복덩이’ 같은 활약을 하고 있다. 9경기를 치른 현재 그는 득점 1위(275점)를 달리고 있다. 토종 공격수 박정아(한국도로공사·득점 2위)와의 격차도 49점으로 압도적이다. 많은 공격 기회를 얻고 있지만 성공률도 다섯 손가락(40.78%·5위)에 들 정도로 순도 높다. 문정원(한국도로공사) 등 국내 선수들의 전유물이라 불리는 수비 부문에서도 외국인 선수로는 유일하게 10위(5.64개)에 올라 있다. 지난해 팀 공격을 책임진 메디가 떠났지만 어나이가 그 자리를 완벽히 채우며 기업은행은 시즌 초부터 GS칼텍스와 선두 경쟁을 하고 있다.
“(홀수 해 우승에 대해) 잘 알고 있죠. 챔프전뿐 아니라 정규시즌 우승까지 차지해 트라이 아웃 때문에 대학 졸업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제대로 날리고 싶어요(웃음).”
용인=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