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택지 공급으로 집값 잡으려면 속도가 중요한데…
9일 경기 시흥시 은계지구에서 아파트 건설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은계지구는 2009년 보금자리지구로 지정됐지만 이제야 터파기 공사를 하는 현장도 적지 않다. 시흥=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은계지구에서 입주를 시작한 단지는 3곳(약 3800채 규모, 지구 전체의 29% 선)에 불과하다. 2020년 상반기(1∼6월)까지 새 아파트가 줄줄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곳에서 만난 분양 홍보회사의 최모 팀장은 “신규 택지는 토지 보상 협상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아 착공까지 한참 걸린다. 은계지구도 내년 말 이후에나 사람 사는 동네의 모습을 갖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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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준공이 완료된 곳은 2009년 보금자리지구로 지정된 서울강남 등 5곳으로 전체 면적의 17.3%(2017년분 제외)에 불과하다. 실제로 2008년에 지정된 경기 의정부고산, 대구 대곡2지구 등 택지 4곳은 정권이 두 번 바뀐 지금도 여전히 조성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2011년 이후 대형 사업지가 아닌 소규모 행복주택 사업지를 중심으로 택지를 지정했다. 한동안 끊겼던 공공주택지구의 경우 지난해 이후 경기 구리시 갈매역세권, 군포시 대야미지구 등 20곳이 새로 지정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가 뒤늦게 공급대책으로 방향을 선회했지만 너무 늦은 감이 있다고 말한다. 특히 이번 수도권 신규 택지 발표 직후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택지 조성이 더 늦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작지 않다. 경기 광명시, 서울 송파구와 성동구 등은 기자회견, 성명 등을 통해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4일 광명시 하안2지구 주민들이 광명시의회 앞에서 공공택지 선정 반대 집회를 여는 등 지역 주민들의 집단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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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무 한양대 교수(도시공학)는 “적절한 입지의 신규 택지 개발은 장기적인 방향으로는 적합하지만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등 당장 집값 안정에 더 빨리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