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문승원-NC 이재학-LG 윌슨(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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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의 강력함을 가늠하는 척도는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방어율은 이를 파악하는 가장 기본적인 지표로 활용된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가운데 방어율 10위 이내에 이름을 올리면, 자연스럽게 가치는 상승한다. 여기에 승리와 삼진까지 뒷받침된다면 ‘좋은 투수’ 평가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꾸준히 안정적인 투구를 했음에도 승수 쌓기에 실패하고, 팀 승리와도 연결되지 않으면 불운을 탓할 수밖에 없다. 올 시즌 SK 문승원(29)과 NC 이재학(28), LG 타일러 윌슨(29)이 대표적인 ‘불운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윌슨은 올 시즌 방어율 부문 7위(3.43)에 올라있고, 7경기에 선발 등판해 6차례나 퀄리티스타트(QS·선발투수 6이닝 3자책점 이하)를 작성했다. 그럼에도 승수는 1승(3패)이 전부다. 3실점 이상 내준 경기가 단 한 차례도 없을 정도로 안정감을 보여줬음에도 이상하리만치 운이 따르지 않았다. 특히 윌슨이 등판한 경기에서 LG의 성적도 2승 5패(승률 0.286)로 좋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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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율 10위(3.76)인 문승원도 7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1승 3패에 불과하다. 이 기간에 기록한 세 차례 QS가 모두 7이닝 이상 소화한 QS+임에도 불구하고 운이 따르지 않았다. 득점지원이 4.21점으로 팀 평균득점(6.20)과 견줘 2점 가까이 낮고, 등판 시 팀 성적도 1승6패로 승률 2할이 채 안 된다(0.143). 리그에서 가장 많은 9.5점의 득점지원을 받은 동료선발 박종훈이 5.25의 방어율에도 4승(1패)을 챙긴 것과 비교하면 더 대비되는 결과다. 과거와 견줘 몰라보게 향상된 투구내용으로 위안을 삼을 수밖에 없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