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발언 NBA구단주… 선수-코치 반발 불러 결국 쫓겨나 기업은 생산물시장 못지않게 사회적 인정여부도 관심 가져야
이처럼 사소해 보이는 이슈 하나가 조 단위 액수의 구단 소유권을 좌지우지하는 큰 사건으로 커진 데는 우선 미국에서 인종차별 이슈가 갖는 사안의 민감성이 작용했다. 또 선수 과반수가 아프리카계 미국인인 NBA의 경영환경적 특성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연로한 스털링이 방송에 직접 출연해 해명하려 했지만, ‘혹시 치매에 걸린 것 아니냐’는 의혹만 커졌다. 그리고 이 사건 이전에도 지속적으로 인종차별 발언을 해왔다는 사실이 낱낱이 드러나면서 완전한 불신에 빠진 것도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
농구팀을 구단주들의 파트너십으로 운영되는 NBA리그에 속한 하나의 비상장 기업이라고 볼 때, 이 사례는 기업이 경쟁하는 4개 시장 간의 상호작용을 잘 보여준다. 기업이 경쟁하는 첫 번째 시장은 기업이 제공하는 ‘최종 생산물 시장’으로, 농구팀의 사례에선 성적에 해당된다. 둘째로는 기업에 필요한 ‘생산요소 시장’으로, 좋은 선수와 코치를 영입하기 위한 경쟁과 그 성과로 평가받을 수 있다. 셋째로는 ‘기업통제권 시장’인데 농구팀의 운영을 더 잘할 수 있는 구단주가 누구인가를 놓고 소유권 경쟁을 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기업의 ‘평판과 정통성 시장’이 있는데, 기업이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존재를 재확인받는 시장에서 경쟁을 하는 것이다. 클리퍼스와 스털링의 경우 인종차별적 발언과 과거의 행적 때문에 이 시장에서 현격한 열세에 놓이게 됐다고 볼 수 있다.
문정빈 고려대 경영대 교수 jonjmoon@korea.ac.kr
정리=고승연 기자 sea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