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을 재활로 보낸 한화 차세대 에이스 이태양이 2016시즌 마운드 복귀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붓고 있다. 꿈에서도 공 던지는 장면을 떠올릴 정도로 간절하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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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귀 준비 순조로운 ‘한화 차세대 에이스’ 이태양
팬들의 재활 응원…복귀 열망 더 커져
팔꿈치 수술후유증? 자신감으로 극복
5∼6월이면 1군 마운드 설 수 있을 듯
올시즌 목표, 안 아프고 시즌 마치는 것
“요즘 잠을 자면 팬들의 환호를 받으면서 마운드에 오르는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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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양은 2014년 7승을 올리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시원시원한 투구로 사막 같았던 한화 마운드에 단비를 내렸다. 늘씬한 키와 잘 생긴 외모는 덤. 단숨에 한화의 미래, 이글스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그해 인천아시안게임 때 처음 국가대표로 발탁됐고,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병역면제 혜택까지 얻었다.
그러나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공을 던지는 오른쪽 팔꿈치에 통증이 발생했다. 참고 참다 이듬해인 2015년 4월 일명 ‘토미존 서저리’로 불리는 인대접합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한 시즌을 통째로 쉬면서 재활훈련에 매달렸다.
고지가 점점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하프피칭을 하루 60개 정도까지 하는 수준으로 재활단계를 끌어올렸다. 팀 내에 인플루엔자(독감)가 확산되면서 많은 투수들이 쉬고 있지만, 쌀쌀한 날씨에도 아랑곳없이 고친다구장에서 차질 없이 재활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강한 의지 앞에 독감도 피해가고 있다. 이태양은 “재활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느낌이 좋다”며 “늦어도 5∼6월, 이르면 4월 1군 마운드에 설지도 모른다”며 웃었다.
-현재 몸 상태는 어떤가.
“하프피칭을 하고 있다. 60개 정도 하는 수준이다. 70개 정도까지 하면 포수를 앉혀놓고 던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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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는 순조롭게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무엇보다 통증이 없어서 다행이다. ITP(Interval Throwing Program·단계별투구프로그램)에 따라 점차 강도를 높이고 있는데 느낌이 좋다. 무리하진 않는다. 그런데 공을 던지는 단계를 지나면서도 아프지 않다. 지금까지 안 아프고 던지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두려움은 없나.
“야구를 한 뒤로 몸이 아파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예전에는 다른 투수들이 ‘팔이 아프다’고 하면 ‘팔이 왜 아프지?’라고 생각했다. 나로선 이번에 처음 수술하다보니 솔직히 아직은 조금 두려움이 있다. 지금까지는 괜찮지만, 앞으로 100%로 던져도 안 아플까…. 재활훈련 해본 선수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그런 생각을 버리고 조금 아파도 이겨내는 게 중요하다고 하더라. 그래서 좋은 쪽으로만 생각한다.”
-재활이 힘들지 않나. 지루함과의 싸움이라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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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인 것 같다.
“원래는 긍정적이지 않았다. 혼자 고민하고 생각이 많은 스타일이었다. 그러다보니 나만 피곤하더라.(웃음) 그러면서 성격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특히 투수는 자신감이 있어야 하는 것 같다. 2014년부터 야구가 조금 잘 되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긍정적으로 생각을 많이 했다.”
-작년에 한화 야구가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섰다.
“나도 지켜보면서 현장에서 함께 하고 싶었다. 복귀하면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작년에 대전에서 재활을 했는데, 야구장에 나가면 팬들이 응원을 많이 해줬다. ‘내년에는 안 아프고 꼭 마운드에 돌아와달라’, ‘잘해달라’는 말씀들을 해주셨다. 그런 얘기를 들으니까 복귀에 대한 열망이 더 커졌던 것 같다.”
-마운드가 그리울 것 같다.
“2014년에 팬들의 환호를 받으면서 마운드에 섰는데, 요즘 늘 자기 전에 그 생각을 한다. 요즘 잠을 자면 마운드에서 던지는 꿈을 꾼다.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니까, 간절하니까 그런 꿈을 꾸는 건지 모르겠지만….”
-시즌 등판은 언제쯤 가능할 것 같은가. 김성근 감독은 4월에도 가능할 수 있다고 하던데.
“앞날은 알 수 없지만, 현 시점에서 보면 5∼6월 정도에는 1군 마운드에 설 수 있지 않을까. 하다 보면 4월에 가능할 수도 있고.(웃음) 가장 중요한 건 100%로 던졌을 때 내 공이 나오느냐다.”
-올 시즌 목표는 무엇인가.
“수술은 처음 해봤다. 그래서 지금은 당장 올 시즌 몇 승 올린다는 그런 것보다 안 아프고 시즌을 치르는 게 중요하다. 최근 팀에 좋은 투수들이 많이 왔다. 스스로 더 긴장을 하게 된다. 나 역시 정체돼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제자리걸음만 해선 안 된다. 지금은 재활조에만 있는데, 앞으로 공을 던지게 되면 좋은 투수들을 옆에서 많이 보고 배워야 할 것 같다. 매일 발전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오늘이 다르고, 내일이 달라야 한다. 매일 매일 바뀌어야 보람이 있지 않겠나.”
오키나와(일본)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