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픈하는 온라인 보험슈퍼마켓 미리 살펴보니…
보험료와 혜택 등이 다른 보험 상품을 한 곳에 모아 비교해 보고 곧바로 보험 가입까지 할 수 있는 온라인 보험슈퍼마켓이 30일 처음으로 문을 연다. 일종의 인터넷 보험쇼핑몰로 이곳에서는 실손의료보험, 자동차보험, 여행자보험, 연금보험, 보장성보험, 저축성보험 등 비교적 구조가 단순한 보험상품 6종이 판매된다.
그동안 자동차보험 등 여러 보험상품의 보험료, 가입조건 등을 비교하기가 수월치 않아 똑같은 보험사 상품을 계속 갱신 계약하는 소비자들이 많았다. 앞으로는 보험슈퍼마켓에서 가입조건을 비교해 볼 수 있어 보험사를 옮기는 소비자들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지난달 30일 시행된 계좌이동제가 은행권의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는 것처럼 보험슈퍼마켓은 보험업계를 뒤흔들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7일 금융위원회가 생명보험·손해보험협회와 공동으로 만든 보험슈퍼마켓을 미리 살펴보니 보험을 어렵고 복잡하다고 느끼는 2030세대가 이용하기에도 전혀 무리가 없었다. 금융권은 이 같은 보험슈퍼마켓 도입에 따라 설계사를 거치지 않고 ‘보험 직구(직접 구입)’에 나서는 소비자들이 급증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계좌이동제로 은행 갈아타기가 시작된 데 이어 이번 보험슈퍼마켓 서비스로 보험 소비자들의 이동도 본격화될 것”이라며 “특히 상품 비교가 쉬운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시장이 격전지가 될 것으로 보여 약 70조 원(수입보험료 기준) 규모의 손해보험 시장의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광고 로드중
금융권에서는 특히 자동차보험 시장에 미칠 영향이 가장 클 것으로 분석한다. 자동차보험은 운전자들이 필수로 가입해야 하는 의무보험이며 1년마다 재가입해야 해 가입자들의 이동이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 원재웅 연구원은 “영국도 2003년 온라인 보험판매채널 애그리게이터(Aggregator)가 도입된 이후 자동차보험의 온라인 판매 비중이 급증했다”며 “저가 자동차보험을 원하는 젊은층들이 보험슈퍼마켓을 많이 이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위는 보험슈퍼마켓 도입을 계기로 보험상품의 가격 경쟁이 본격화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보험슈퍼마켓에 가격을 허위로 기재하는 보험사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 보험슈퍼마켓을 통한 상품 판매를 금지하는 페널티를 부과하는 등의 후속 대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서비스 오픈 일주일 전인 23일 ‘핀테크 데모데이’ 행사에서 보험슈퍼마켓 시연회를 열고 사전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