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헌 선문대 교양학부 교수
진로교육법 시행 이후 학교 현장에서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체험 중심 진로교육이 도입되고, 진로를 생각할 수 있는 교과 활동도 늘고 있다. 그러나 진로교육이 뿌리를 내리려면 몇 가지가 더 필요하다.
첫째, 진로를 전담하는 교사의 위상을 높이고 보조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 2014년 통계에 따르면 진로진학 상담교사가 배치된 중고교의 비율은 94.4%(전국 5520개 중고교 중 5215개교)로 여건은 마련돼 있다. 이들은 주로 진로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하고 맞춤형 상담을 실시하며 학생부종합전형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자기소개서 작성을 돕는다. 학교 구성원들의 협조가 필요하지만 직급이 일반교사여서 한계가 있다. 전담교사를 수석교사급으로 임명하고 과중한 업무를 덜어주기 위해 보조 인력을 지원해주는 것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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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중학교 자유학기제의 실효성을 위해 종합적인 진로교육 체계를 갖춰야 한다. 중학교 자유학기제는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이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토론 실습 등 학생 참여형 수업을 하거나 진로탐색 활동을 권장하는 제도이다. 올해 전국 중학교의 80%인 2551개교가 참여하고 있고 내년부터는 모든 중학교에서 실시된다. 문제는 한 학기만 하다보니 자유학기제 전후 학기의 진로교육과 연속성을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고등학교에서는 집중적인 진로교육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주말이나 방학 등을 이용해 간헐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중학교 자유학기제가 성공하려면 자유학기제 전후 학기의 진로교육체계를 정비하고 고등학교에서도 진로교육을 집중적으로 실시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개선해야 한다.
중고교 교육은 대입전형의 절대적인 영향을 받으며 많은 변화를 겪어 왔다. 지금까지는 성적 중심의 정량적 평가가 대세였다. 그러나 입학사정관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 등의 도입으로 정성적 평가가 점차 늘고 있다. 학생들이 자신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고민하고 진로교육이 이를 뒷받침한다면 교육 정상화, 교육 내실화는 한층 빨라질 것이다.
조동헌 선문대 교양학부 교수